우한폐렴 확진자, '보수행동정치회의(CPAC)' 누비고 다니며 주요 인사들과 접촉
공화당 의원들, "우한폐렴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통보" 받고 속속 자가격리行
美 의회 잠정 폐쇄 가능성까지 거론...백악관도 초긴장 상태

사진 =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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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도 우한폐렴 바이러스로 뒤숭숭한 상황이다. 소속의원들이 주요 행사에서 우한폐렴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통보를 당국으로부터 속속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한폐렴 확진자가 지난달 26~29일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보수행동정치회의(CPAC)’를 찾은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진다.

미 공화당 더글러스 콜린스 하원의원은 9일(현지 시각)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CPAC에서 우한폐렴 확진자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그는 “CPAC으로부터 나와 우한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의 사진을 발견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어떤 증상도 없지만 2주간 집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했다.

하원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에 앞장서 제동을 건 콜린스 의원은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공화당 간사다. 그는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의 조지아주 애틀랜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방문 행사에 동행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도 나눴다.

공화당 소속의 맷 개츠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 머물다 워싱턴으로 돌아오던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자신이 우한폐렴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선거 자금 모금 행사 등에 참석했다. 개츠 의원은 워싱턴에 도착하자마자 우한폐렴 검사를 받은 뒤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지난달 26~29일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미국 보수단체 연합의 최대 행사인 CPAC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이 총출동했다. 그런데 우한폐렴 확진자가 당시 행사장을 찾아 주요 인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CPAC의 맷 슐랩 의장도 지난달 29일 행사장에서 확진자와 만난 뒤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폴 고사 하원의원은 전날 우한폐렴 확진자와 CPAC에서 접촉했다는 마찬가지의 이유로 자가격리를 택했다.

상하원 의원들이 줄지어 자가격리에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미 의회가 잠정 폐쇄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 의회는 일단 의회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비상계획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백악관도 올해로 73세인 트럼프 대통령이 우한폐렴 확진자와 직간접적 접촉을 했다는 데 대해 크게 긴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통령 주치의인 숀 콘리가 최근 우한폐렴 관련 백악관 회의에 참석해 발병 사례들을 새롭게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마크 메도우 하원의원도 CPAC 참석 당시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곧장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황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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