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 칼럼] 국가적 리스크 관리에 대한 文 정권의 수준
[공병호 칼럼] 국가적 리스크 관리에 대한 文 정권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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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과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면 낭패를 당하기 마련
2월 20일이 지날 때까지 천하태평이었던 文 정부, 실력 없음을 증명한 셈
공병호 객원 칼럼니스트

“우리 수준이 이 정도인가” 우한폐렴이 발생한 이후에 상황을 통제하고 문제 해결책을 찾아내 적용하는 것을 보며 내뱉는 탄성이다. “이 정도인가”라는 탄성은 비단 우한폐렴 사태에만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 등도 그렇다.  

사람이든 나라든 자기 처지와 분수, 그리고 실력을 정확히 아는 일은 필수적이다. 자기가 원하는 것과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을 뚜렷히 구분하지 못하면 낭패를 당하기 마련이다. 우한폐렴 사태는 우리 사회의 공적 영역이 갖고 있는 실력을 만천하에 유감없이 드러낸 사례에 속한다.  

우한폐렴 사태가 터졌을 때부터 어쩌면 저렇게 위기 의식이 없었을까. 한번은 군생활을 오랫동안 해 온 분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미군과 한국군의 가장 큰 차이가 뭡니까?” 실상을 정확히 아는 분이 내놓은 차이점은 또렷하다. “그들은 전쟁을 가정하고 끊임없이 연습합니다. 우리도 노력합니다만 그들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미군의 움직임은 계속해서 가상 시나리오를 세우고 발생 가능한 상태를 대비하는 일들을 부지런히 한다는 점이다. 그들이 흔하게 하는 방법은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고, 저런 상황에서는 저렇게 하는 등과 같은 식이다.  

근래에 우리 사회는 마스크 대란이 터졌다. 전혀 위기의식이 없었던 한국 정부는 2월 20일이 지날 때까지 천하태평이었다. 현장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아우성을 칠 때까지 아무런 대책을 취하지 않았다. 이웃한 대만 정부의 중앙전염병지휘센터는 우한사태가 발발하자마자 제1단계로 의료용 마스크를 1개월 동안 수출할 수 없도록 긴급명령을 발동시켰다. 그러다가 2월 7일에는 모든 마스크 수출을 금지시켜 버린다. 

대만 정부의 관계자는 뭘 아는 사람들이다. 리스크관리에 대해서 말이다. 나라 일 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노라면 “저 사람들에게 나라의 안전을 어떻게 맡겨둘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깊어만 간다. 보건 문제가 그렇겠는가. 국방은 또 어떤가, 경제와 외교관계는 어떤가? 개인들 가운데도 리스크관리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들은 미리 미리 움직였을 것이다. “문제가 심각해지겠구나”라고 판단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정보에 대해 민감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개인적으로나 가정적으로 미리 준비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살아가는 것은 리스크와 더불어 가는 것이다. 폭발적인 리스크가 덮치게 되면 생존을 위협받게 된다. 따라서 경영자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리스크관리는 일상 생활의 한 부분이다. 그들에겐 “이렇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 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다. 이런 질문은 선택 사항은 아니라 필수 사항에 속한다. 그런 질문을 던지고 제대로 답변을 준비해서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곧바로 위험관리 실패에 따른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미한 타격이라면 그래도 참을 만 하다. 지금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피해 상황을 보라. 조기 대처에 실패한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다.  

지금 집권층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리스크관리라는 것을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자기 리스크를 안고 돈을 벌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우한 사태가 발생하였을 때, 우선적인 조치, 병상 확보, 의료진 수급 계획, 마스크 수요 등을 떠올릴 수 있었어야 했다.

리스크가 덮치는 상황에서 바깥 문을 닫고 방역을 강화하기 위해 어ᄄᅠᆫ 조치가 취해져야 하는 가라는 시나리오를 세웠다면 마스크 대란이나 확진자 급증으로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대체로 우리 문화 속에는 위험관리보다는 “어떻게 잘 되겠지 뭐”라는 의식이 더 강하다. 그래서 큰 어려움을 겪고 나서 허둥지둥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이제는 사회적으로 리스크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나라여야 한다. 구멍이 뻥뻥 뚫리는 우리 사회를 보면서 리스크관리와 같은 기본에 좀 더 충실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공병호 객원 칼럼니스트 (공병호TV-공병호연구소 대표/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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