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망쳐놓은 경제 때문에 코로나19가 당신들 상상보다 몇십배 더 국민을 힘들게 한다"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제21대 총선 '험지 출마'를 결심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중국발 우한폐렴(코로나19) 늑장대응과 자국민 역차별로 일관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사과부터 해라"라고 촉구했다. 현 정권에서 급격히 악화된 경제가 코로나19 무대책 국내 유입-확산 사태로 더욱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현실, 총체적 난국을 깨닫지 못한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비판도 했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25일) 대구광역시를 찾아 문 대통령이 제시한 해결책들을 "돈 집어넣고 행정력 동원하고, 그야말로 (뻔한) 교과서적 조치다. 어느 대통령이 이 상황에 그 정도도 이야기하지 않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함께 참모진의 일익을 담당했던 그가 현재 강경한 어조로 문 대통령의 '실력 부족'을 꼬집은 것이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교육부총리 등을 지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변 이후 보수정당 정치인의 길을 택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사진=연합뉴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그저 면피성 조치로 들린다. 어떻게 하면 진정성이 느껴지겠느냐고? 사과부터 해야지"라고 지적한 뒤 일종의 예시로 "사태가 이렇게까지 번질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심각성을 안 다음에도 입국금지 등 취해야 할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대 중국관계나 총선만 생각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사과드린다"라고 썼다.

그는 "사실 우리는 높은 수준의 방역능력을 가지고 있다. 방역체계도 잘 갖춰져 있고 의료진이나 담당 공무원 질도 높다. 손 소독ㅈ가 도처에 널려 있는 등 민간부문 협력도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일단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비롯한 의사결정권자들이 엉뚱한 생각이나 엉뚱한 짓만 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잘할 수 있는 나라이다. 그런데 이게 뭔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두고 "국민이 가진 두려움이나 불안이 어느 정도인지 알기나 할까? 내기를 건다면 '안다'는 쪽이 아니라 '모른다'는 쪽이다. (비단) 짜파구리 파티(지난 20일 청와대 오찬)나 하고 있었다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경제상황에 대한 무지와 무감각이 최고점에 달하고 있는 등 청와대가 지닌 문제점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질책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전염병으로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와 생산 모두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 그렇잖아도 어려운 민생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문제 위에 문제가 겹치고, 그 위에 또 다른 문제가 덮치고 있는 것이 대통령 눈에 보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이같은 지적의 배경으론 "(문 대통령이) 늘 고용지표도 좋고 경기지표도 좋다고 이야기해온 터다. 문제가 제대로 보일 리 없고, 그로 인한 복합적 두려움과 고통이 느껴질 리 없다. 길어야 몇달, 방역이다 뭐다 하며 떠들고 돈 좀 퍼붓다 보면 지나갈 '보건위생의 문제' 정도로만 보일 것"이라는 추론을 들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누구든 대통령을 보면 말 좀 해줬으면 한다. 당신들이 망쳐놓은 경제 때문에 코로나19가 당신들이 상상하고 있는 것보다 몇배, 몇십배 더 국민을 힘들게 한다고. 제발 눈 좀 뜨고 문제를 제대로 보라"라며 "이 상황에도 입국금지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는 대통령을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라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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