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및 각 지자체, 대구 의료진 파견 요청하면서도 숙박・식사 등은 고려 안한 듯
조승국 "전신보호복 대신 일반 가운 권장, 의료진은 좀 위험해도 그냥 감수하라고 하는 것"
의료 전문지 메디게이트 "기본적 생활 위한 지원 원활하지 않은가 하면 업무분담도 제대로 안 돼"
앞서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중국인 유학생 대우와 의료진・환자 대우 비교한 사진 올라오기도
의협, 대우 논란에도 "대구로 의료지원단 보내겠다...방상혁 상근 부회장은 대구서 진료"

중국발 우한폐렴 의심환자를 인도하고 있는 의료진. (사진=연합뉴스)
중국발 우한폐렴 의심환자를 인도하고 있는 의료진. (사진=연합뉴스)

중국발 우한폐렴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현장 의료진에 적절한 처우를 하지 않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조승국 대한의사협회 공보이사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이날 한 공공기관으로 발송된 ‘감염병 대비 개인 보호구 배포 알림(4차)’라는 제목의 공문 중 일부 부분이 포착돼있다. 의료진을 대상으로 발송된 것으로 보이는 공문 내 ‘협조사항’ 부분에는 “검체채취 등의 경우에는 전신보호복 대신 가운 권장”이라는 내용이 있다. 현장에서 우한폐렴 검체를 채취하는 의료진에게 사실상 위험을 감수하고 진료를 보라는 식이다.

조승국 대한의사협회 공보이사가 공개한 공문. (사진 = 조 이사 페이스북 캡처)
조승국 대한의사협회 공보이사가 공개한 공문. (사진 = 조 이사 페이스북 캡처)

조 이사는 “전신보호복 대신 일반 가운 권장하라는 건 두 가지 의미다. 1. 방호복이 모자라서 그런데 의료진은 좀 위험해도 그냥 감수하고 해라. 2. 의료진이 감염되어 감염되지 않았던 사람들도 감염되게 하자(라는 것)”이라며 “이런 결정을 했던 분. 검체채취 현장 옆에 1시간이라도 앉아계신 적 있을까”라 비판했다.

다른 내용도 있다. 대구에 차출된 공중보건의에 적절한 대우를 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의료 관련 소식을 전하는 언론 ‘메디게이트’에서는 공보의들이 묵고 있는 대구 모 호텔에서 보낸 문자 사진을 첨부했다. 메디게이트는 “식사 등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지원이 원활하지 않은 현장이 있는가 하면 업무분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근무시간 이후와 주말까지 근무지인 대구시를 이탈하지 말라는 보건복지부 공문이 전달되면서 현장에서 강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공보의들 중에는 신천지 교인 신상정보 파악 등 의료인력으로서 본 업무와 상관없는 업무에 동원되는 사례가 더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인력 외에 인력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현장에서 업무분장에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라 지적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돌고 있는 의료진 처우 관련 게시물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돌고 있는 의료진 처우 관련 게시물들.

앞서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의료인들이 중국인 유학생들보다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중국발 질병이 퍼짐에도 각 지자체들은 올 3월 들어올 중국인 유학생들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인천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기숙사에 격리된 학생들을 위해 방역 작업을 거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주고, 한국 문화 이해와 한국어 실력을 돕기 위해 영화나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시청할 수 있는 넷플릭스 이용도 지원하고 있다”는 등으로 입국 중국인 유학생에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을 사기도 했다.

잇단 대우 논란이 일고있음에도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대구로 의료지원단을 보내 대책본부를 통해 적극적 행보에 나서겠다“며 “중앙방역대책본부 산하에 지원위원회를 통해 대구 파견 의료진을 모집한다. 방상혁 의협 상근 부회장은 대구지역에서 진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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