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품귀현상까지 빚어지지만 혼란 없어...마스크 사기 위해 질서정연하게 줄 서는 모습 인터넷 올라오기도
한 페이스북 페이지가 나서 식자재 필요한 시민들에 자발적 지원하기도
의료진들도 자진해 대구행..."히포크라테스 선서 가지고 도와달라해서 지원했다"
대구시민 미담들, 중국인들 인천공항 마스크 반출 사진과 묶여 "모습 너무 대비된다" 지적도

인터넷상에 돌고 있는 대구시의 한 대형마트 앞 모습. (사진 = SNS 캡처)
인터넷상에 돌고 있는 대구시의 한 대형마트 앞 모습. (사진 = SNS 캡처)

중국발 우한폐렴이 가장 깊게 퍼진 대구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시민들은 지역에 우한폐렴이 퍼지기 시작한 지난 20일부터 생필품과 마스크 등을 집중구매하는 등으로 사태에 대처하고 있다. 인터넷상에는 마트 앞에 마스크를 사기 위해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줄을 포착한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시민들이 대처에 동참하지 못하자 몇몇 대구 자영업자들은 팔지 못한 식자재를 필요한 시민에게 나눠주고 있다고 한다.

대구시는 우한폐렴이 가장 깊게 퍼져있지만 현지 대형마트 등에서는 소란이 없다고 한다. 한 대구 시민은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리가 들렸는데, 막상 직접 와보니 사재기라고 말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외출 자제 권고가 내려진 대구시에는 길거리 행인은 없고, 대형마트 개장시간에 맞춰 생필품을 구하는 시민들만 눈에 띈다. 유동인구가 많을 출퇴근시간에도 몇몇 차량들만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 전해졌다. 

다만 생필품이 평상시보다 많이 팔리는 현상은 관측되고 있다. 특히 마스크는 품귀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지만, 이는 대구시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복수 대구지역 대형마트에서는 매장 개점 후 2~3시간 만에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은 품절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생필품 매출 상승 역시 대구 외 지역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페이스북 페이지인 ‘대구맛집일보’에선 생필품과 관련한 미담이 전해지고 있다. 페이지 관리자인 하근홍 씨(38)는 지난 21일 한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업체들이 매출도 매출이지만, 가진 식재료도 소비를 못해 이중 손해를 보고 있다. 대형마트 식재료는 동이 나는데, 식당 냉장고엔 식자재가 가득하다”며 “‘도움이 필요한 업주들은 메시지 주면, 음식이 필요한 분께 노출될 수 있게 하겠다’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에 “좋은 일 한다. 어려울 때 다 같이 도울 수 있는 나라가 좋은 나라 아닐까. 함께하면 더 빨리 극복해나갈 수 있다”며 호응하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의료진도 미담에 동참하고 있다. 25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의료인력 지원을 호소한 대구시에 전국 의료진들이 호응하고 있다. 현재까지 60여명 이상의 지원자가 대구시로 지원을 자청했다고 한다. 방송에 언급된 한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감염도 두렵지만 애타게 불안에 떨고 있는 대구 시민들을 생각해서 히포크라테스의 그 선서를 가지고 좀 도와달라, 그래서 지원을 했다”고 전했다.

인터넷상에서 '중국인 인천공항 마스크 반출' 사례로 지목되며 올라오고 있는 사진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인터넷상에서 '중국인 인천공항 마스크 반출' 사례로 지목되며 올라오고 있는 사진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같은 미담사례와 대비되는 모습을 지적하는 인터넷상 시민들도 있다. 한 시민은 “문재인 정부가 중국인을 아직까지도 받아들이고 이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매점매석해 중국으로 반출하고 있다”며 “구입개수도 제한된 마스크 사기 위해 줄 서 있는 대구 시민들과 몇천, 몇만 장 빼돌리는 중국인들 모습이 너무 대비된다”고 분개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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