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보식 회동은 정치쇼…안보위기때문에 조건부 다자회담"
"文정권 불나방식 국정운영 측은해…3.1절 수십만 인파 대변할것"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김성태 원내대표, 함진규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당직자회의를 주재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김성태 원내대표, 함진규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당직자회의를 주재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북한 김영철 방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제(諸)정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회담을 갖자고 제안한 가운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일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갈 수 있다"고 청와대에 통보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확대당직자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밝히고 '세 가지 조건'에 대해 "(의제를) 안보에 국한"하고 "실질적 논의가 될 수 있는", "원내교섭단체의 대표들만 초청"하는 회담이 돼야한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첫 번째 조건에 대해 "안보 이외의 의제는 (입법 논의가 필요한) 원내대표 사항이기 때문에 원내대표를 불러서 같이 회동하는 게 맞다. 민생 문제와 개헌 문제는 원내 사항이기 때문에 (당대표 회담) 의제가 되는 건 곤란하다"고 밝혀뒀다.

이어 '실질적 논의'에 관해서는 "대통령의 일방적 통보 방식의 여야 회담은 언론을 상대로 한 국정 브리핑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런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원내교섭단체 대표가 아닌 분들은 대통령이 주관하는 회의에 참석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의석이 20석을 넘는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만이 청와대 회담에 참석해 숙의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제19대 대선 한국당 후보였던 홍 대표는 "우리가 대선 때도 과거 후보가 난립이 되면 메이저리거 토론은 메이저리거 대로, 마이너리거 토론은 마이너리거까지 별도로 한 선례가 있다"며 "교섭단체 정당 대표들을 먼저 불러 회의하고, 그 다음 비교섭단체 대표들은 대통령이 부르고 안 부르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요건이 충족된다면 그동안 고수해 온 대통령과 '1대 1 영수회담'이 아닌 다자회담이라도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방 통보 식의 회동은 대국민 정치적 쇼에 불과하기 때문에 우리가 응할 수 없다고 해왔는데 안보의 위중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홍 대표의 역(逆)제안 수용 여부를 두고 청와대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상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출입기자단의 관련 질문에 "그런 부분(조건부 다자회담)까지 같이 해서 다음 주에 하는 것을 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특별히 결정된 사항이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비롯한 각종 '적폐 청산' 하명수사 실태를 거론한 뒤 "대통령의 통치행위 영역에 속하는 문제를 사법처리를 이 정권에서 다 해왔다"며 "통치행위가 사법처리 심사의 대상이 되고 단죄 대상이 된다는 똑같은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북 대화구걸 정책을 취하고 있는 이 정권에서 국정원장, 통일부장관, 청와대 주사파들은 이 좌파정권 끝나면 국가보안법상 이적행위"라며 "마찬가지로 함량미달의 좌파 연예인들이나 좌파 인사들이 나와서 방송을 장악하고 일방적으로 국가예산이나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좌파들한테 집중 지원되는 것도 똑같은 잣대로 들이대면 직권남용"이라고 조목조목 짚었다.

이어 "상대방을 궤멸시키고 박멸할 때는 똑같은 방식으로 자기들이 당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게 문재인 정권이다. 참 측은하게 생각한다"며 "큰 권력은 자기들이 견고하게 느낄지 모르나 한 순간 무너지는 모래성인 것도 모르고 불나방처럼 정권을 운영하는 것은 나중에 자신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도 올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어제 3.1절에 시민단체에서 자발적으로 모여든 수십만 명의 (태극기 집회) 인파가 그것을 말해 주고 있다. 우리는 어제 자발적으로 모여든 수십 만명의 인파를 어떻게 대변할 것인가, 그것은 우리가 이 정권 내내 고민해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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