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철, 울산선거 앞두고 김기현 측근 비리 백원우에게 전달
이후 울산경찰, 김기현 겨냥해 과도한 수사 벌여 낙선 조장
추미애 부실장으로서 송철호 당선 돕던 정진우와 유착 의혹도

이광철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이광철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이 29일 ‘청와대 울산선거 개입’ 사건에 연루된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소환했다. 앞서 세 차례에 걸쳐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 비서관은 불응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이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했다. 청와대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의 비리 첩보를 경찰로 이첩하는 과정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공소장에 이 비서관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적시했었다.

한편 이 비서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의 정문 로비에서 “검찰 조사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에 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차분하고 절제되게,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휴대폰을 꺼놓는 등 앞선 검찰 소환에 의도적으로 불응했다고 다룬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1월 13일과 17일 두 차례 걸쳐 등기 우편을 통해 검찰 출석 요청에 대한 저의 입장 명시적으로 밝힌 바 있다”고 한 것이다. 그는 “오늘 출석도 그때 표명한 연장에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간 검찰에 출석하지 않은 이유나 청와대의 경찰 하명 수사 의혹에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비서관은 지난 2017년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시절 송병기 전 부시장이 청와대에 전달한 김기현 전 시장 측근에 대한 비리 제보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청와대 측은 이를 첩보 문건으로 재가공해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휘하의 울산경찰에 넘기며 ‘하명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울산경찰은 선거를 앞둔 김 전 시장을 겨냥해 과도한 수사를 벌임으로써 그의 낙선을 조장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비서관은 추미애 법무 장관의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부실장을 지낸 정진우씨와 유착한 정황도 있다. 정씨는 송 시장의 당내 단독 공천을 위해 당정청(黨政靑)의 인사들과 모의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정씨가 과거 공개했다가 비공개로 전환한 홈페이지 일정에 따르면 2017년 9월 정씨는 울산 지방선거 대책을 논의하던 시기에 이 비서관과 오찬을 가졌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