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북한의 전력사정이 최악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RFA)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RFA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해마다 겨울철이면 전력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이 올해 더욱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며 “설날과 김정일 생일이 겹친 민족 최대명절 2월 16일에도 명절날에만 주는 특별 전기 공급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주민들은 깜깜한 명절을 보냈다”고 밝혔다.

25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틈만 나면 인민생활이 곧 좋아질 것이라고 선전하던 당국이 최대의 명절인 광명성절에도 전력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며 “설날과 광명성절이 겹친 명절날 주민들이 전기가 없어 떡가루나 국수가공도 못해 우울한 명절을 보냈다”고 RFA에 전했다.

소식통은 또 “작년가지만 해도 2월 16일에는 명절용 전기를 정상 공급했는데 올해는 그것마저 없었다”며 “혜산시 중심지역에는 1시간 정도 전기를 공급했으나 시내 중심을 벗어난 지역에는 아예 전력공급이 안 돼 주민들이 명절음식 준비에 차질을 빚었고 텔레비죤 시청도 하지 못하는 등 캄캄한 속에서 명절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명절용 전기가 공급된 시내 중심지역도 주민들의 불만은 높았다”며 “단전에 대비해 바떼리(축전지)를 준비한 세대들이 전기가 들어오자마자 일시에 충전에 나서면서 전압이 떨어져 얼굴도 가려볼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한 전기를 공급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마다 이맘때면 전력사정이 긴박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지만 이번처럼 전력난으로 명절날 텔레비죤 시청도 못하는 경우는 아직 없었다”고 했다.

소식통은 “현재 우리의 전력사정을 보면 나라의 경제상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며 “곳곳에 인민생활과 무관한 수많은 공사들을 벌여놓다보니 정작 주민들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는 당국에 대한 비난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오죽하면 명절날에는 중국산 태양열 전지판을 이용해 12V짜리 노트텔로 텔레비죤을 시청할 수밖에 없었겠느냐”고 북한당국의 무능과 무관심을 질타했다고 RFA는 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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