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금지구역 美대사관 100미터 이내 진입하며 관련법 위반도
경찰, 이들의 대형 현수막 철거 과정에서 저항하는 민노총 조합원 여성 연행
서울시 측, 자진 철거 계고장 보낼 예정

민중공동행동, 기습 천막 설치 도중 경찰과 충돌./연합뉴스

강성좌파 성향 단체 민중공동행동이 16일 오후 12시 30분쯤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 중단을 요구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제5차 회의를 하루 앞둔 시점이다. 이들은 기자회견 도중 광화문 광장에 기습적으로 천막을 설치한 뒤 현재까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민중공동행동은 민노총, 민중당, 한국진보연대 등의 연합체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주권 국가 간의 정상적 협상이 아니라 불법과 강요만 판치는 혈세 강탈, 주권 강탈, 평화 강탈의 장일 뿐”이라며 “한국 정부가 만에 하나 타협이라는 이름으로 야합을 추진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또한 “200명 규모의 국민항의행동단을 구성해 내일까지 미국 협상 대표의 뒤를 쫓으며 미국을 규탄하고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그림자 투쟁'을 전개하겠다”며 “천막을 거점으로 1박 2일간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주장했다.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은 “방위비 분담금이 아니라 전쟁 비용을 한국이 분담하라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협상이 아니다”라며 “문재인 정부는 당장 협상장을 발로 걷어차고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미간 공조를 재확인하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방문 중이다. 그는 오전 11시 문재인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만나기도 했다.

한편 반미 피켓을 두른 집회 참가자들은 위비 협상 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다 오후 1시쯤 외교부 청사 건너편 광화문 광장에 천막 6개 동을 설치했다. 기자회견 중 기습적으로 세워진 것이다. 경찰은 이를 저지하지 못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민노총 측에서 광장에 있던 서울시 직원들을 밀치고 불법으로 천막을 설치했다”며 “트럭에서 천막을 내리는 행위까지는 경찰이 저지할 수 있지만, 일단 설치가 되면 서울시 측에서 행정대집행을 거쳐야 천막 철거를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서울시 측은 불법 천막을 자진 철거하라는 계고장을 이날 오후 중 주최 측에 보낼 계획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 관련법을 위반하기도 했다. 미국 대사관 100미터 이내까지 침범하며 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대사관 100미터 이내는 집회 절대 금지구역이다. 이들은 경찰의 총 4차례 해산명령 이후에 3시 50분쯤 자진해산했다.

민노총은 오후 2시쯤 광화문 천막 옆에서 ‘미국반대 민노총 실천단’ 발대식도 열었다. 이들은 ‘Hell no! We won't pay for U.S. troops! Get Out!(미군 주둔비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 나가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풍선에 달아 하늘에 띄우기도 했다. 경찰은 이를 불법시설물로 간주하고 철거했다. 그리고 이에 저항한 민노총 조합원 여성 A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했다.

민중공동행동은 지난달 18일 분담금 특별협정 제3차 회의가 열린 당일에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 앞에서 방위비 인상 반대와 주한미군 감축을 요구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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