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칼럼] 희망의 싹을 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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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12.11 11:08:57
  • 최종수정 2019.12.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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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 줄 아는'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선출로 대한민국 걱정하던 사람들 작은 안도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깨닫고 그 원인을 냉정히 진단해야
입법부 의원으로서 시대정신과 도덕적 사명감, 정치적 능력을 갖춘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
박근혜 대통령 탄핵문제에 대해 분명하게 집고 넘어가야만 과거에서 해방돼 새로운 돌파구 찾을 수 있다
위기가 심각할수록 지켜내야 할 가치가 무엇이고 버려야 할것이 무엇인지 원칙적으로 재확인해야
이인호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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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심재철과 김재원 의원을 각기 원내대표와 정책위원장으로 선출하면서 대한민국의 앞날을 크게 걱정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모처럼 작은 안도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며 싸움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진정성의 표본인 황교안 대표와 힘을 합쳐 문재인 정권의 횡포를 제어하는데 앞장서야 할 제1야당을 이끌게 되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런 희망과 기대가 헛되지 않으려면 자유한국당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까지 포함하는 우리 국민 모두가 지금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가 얼마나 전방위적이며 심각한가를 깨달을 뿐 아니라 그 원인에 대해서도 냉정한 진단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만 지금까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소모적 계파정치에서 벗어나 결코 져서는 안 되는,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피나게 어려울 싸움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친박, 친황 등의 용어부터 추방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으로는 물론 당장 내년 총선에서 어떻게 이길까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지난 2년 여 사이 우리를 갑자기 덮친 재앙의 진원지인 부도덕한 종북좌파의 소굴 문재인 청와대의 기를 꺾어 놓지 않고는 위기를 극복할 방법이 없다는 면에서 자유의 소중함을 아는 모든 애국시민은 모두 선거의 중요성에 동의한다. 하지만 내년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한다 해도 위기가 곧바로 극복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렵지만 반드시 거두어야 할 그 선거에서의 승리는 필요조건이기는 하되 결코 충분조건은 되지 못함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선거에서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대한민국 입법부의 의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시대정신과 도덕적 사명감, 그리고 정치적 능력을 얼마나 갖춘 사람들을 여야 국회의원으로 뽑는 것이다. 그들이 이 나라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큰 축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친문”, “친박”, “친황” 등의 꼬리표를 거부하고 우리 대한민국에서 안보와 실물경제에서부터 자유와 도덕적 가치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 거리로 뛰쳐나온 애국 시민들의 판단과 요구를 받아드리고 그들의 용기를 본받아 각자 자기의 대안을 내 놓고 투쟁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영구 집권의 꿈을 실현하겠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강한 조직과 돈을 동원할 수 있는 현 집권 세력과의 대결은 어차피 정치공학적 계산으로는 이기기 어려운 게임이다. 그러나 자유대한민국의 기둥이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한미일 공조체제를 모두 버리고 친북, 친중, 그리고 해묵은 레닌의 유사 공산주의 체제를 답습하면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을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세력이 충돌하는 불구덩이 한가운데로 끌고 들어가려는 문재인 청와대에 제동을 걸지 않고는 이 나라 국민 어느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는 깨달음만이 선거가 나라를 바로잡는데 관건으로 작용 할 수 있는 가능성과 희망을 제공한다.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진정성이 없는 사람은 결코 국회의원으로 당선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주인인 국민의 역할이다. 우선은 평화의 이름으로 나라의 안보체제를 허물고 참여 민주주의와 복지 강화의 명분으로 경제와 국가재정을 파탄내며 부도덕의 극치인 전체주의 체제를 구축하려 하는 문재인 청와대의 횡포로부터 벗어나는 일이 여야를 다투는 일에 앞서야 한다는 의식을 새로 선출되는 국회의원들이 공유하지 못한다면 위기 탈출은 불가능할 것이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의 힘을 모으는데, 아니 이른바 애국보수 진영의 힘을 모으는 데도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일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이다. 그것을 분명하게 집고 넘어가야만 우리는 과거에서 해방되어 미래를 향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그 문제는 현실적으로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사실 대한민국 헌법정신이 무엇인가를 다시 상기하고 촛불 든 군중 대다수가 진정으로 바랐던 것이 과연 대한민국 헌법체제의 파괴였던가를 생각해 보면 의외로 논란과 갈등을 의외로 간단하게 정리하고 넘어갈 수 있는 길이 없지 않을 듯싶다.

첫째, 3년 전에 촛불을 들었었건 태극기를 들었었건 이제 문재인 청와대의 횡포에 시달려 본 사람이면 누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다 잘못된 일이었다는 사실이다. 국회의 의결과 헌재의 인용이라는 형식적 절차는 갖추었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의 사유가 될 만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3년이 넘는 검찰 조사를 거치고도 나온 것이 없다. 촛불 시위에 참가한 동기는 종북 세력의 의도된 반역에서부터 권력이나 돈을 노린 기회주의, 일찍부터 본분을 저버리고 정치세력화했던 주요 언론 매체들의 악의적 선전 선동에 놀아난 순진한 일반국민의 분노와 수치심, 거대 노조들의 이기심 등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설사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던져졌던 모든 비난이 진실에 기초한 것이었다 해도 차기 대선에서 정치적으로 심판받을 거리는 되었을망정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탄핵 사유는 될 수 없었다. 더구나 이제는 박 대통령을 향했던 비방은 거의 전부가 악의로 날조되거나 과장되었던 것임이 밝혀졌다. 특히 촛불시위의 세를 몰아 청와대를 장악한 문재인 대통령과 그를 에워싼 종북좌파 세력이 낳아 놓은 폐해가 이미 국가적 재앙의 수준에 이른 현실을 생각한다면 탄핵이 처음부터 잘못된 일이었음을 부정할 도리가 없다. 탄핵에 대한 반성 없이는 민주화 운동의 초심을 살려내어 대한민국 헌법체제의 계속성을 의도적으로 훼손하는 문재인의 전체주의 독재체제와 맞서 싸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국민적 힘을 결집하기 위해 둘째로 필요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원천적으로 잘못된 일이었음을 인정하는 것과 그를 지금 다시 복위시키거나 박근혜를 중심으로 하여 대한민국 부흥운동을 벌린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깨달음이다. 최순실 사건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피해자였지 범죄자가 아니었으며 그가 매우 억울하게 탄핵을 당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헌법체제는 크게 훼손당한 것이 틀림없다. 민주화투쟁의 결실로 애써 세워 놓은 평화적 전권교체의 원칙이 무너지고 의회정치가 떼거리 정치로 퇴락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흘러간 역사를 다시 되돌이킬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뿐더러 박근혜 대통령 자신은 사심 없이 대통령직 수행에 몰두했고 원칙적으로 바른 방향으로 일을 추진하다가 측근에 의해 속고 정치적 동지들에게 배반당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일이 그렇게 된 데 대한 정치적 책임은 결국 대통령 자신에게 있다고 볼 수 밖에는 없다. 탄핵대상은 결코 아니었지만 정치인으로선 실패한 것이다. 모든 것이 크고 빠르게 변한 지금의 위중한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이 빚어 놓은 국가적 위기에서 우리를 탈출시킬 지도력을 발휘하거나 그러한 노력에서 상징적 구심점이라도 되어주기를 이미 너무도 큰 상처를 입은 그에게서 기대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어리석고 한편으로는 염치없는 이야기다.

아울러 지금 잊지 말아야 하는 사실은 촛불시위에 가세한 사람들 가운데는 반역적이거나 이기적 동기, 혹은 사적 원한보다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진정한 걱정과 암울한 현실타파를 위한 개혁에 대한 갈망에서 거리에 나섰던 젊은 사람들이 다수였다는 사실이다. 지금 그들은 자기들이 가세했던 그 “촛불혁명”의 최대 피해자가 되고 있지만 문재인 세력의 종북좌파적 성향을 미리 알아 챌 지혜나 경륜은 없었던 것이다.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이러한 포용적 이해, 곧 원칙에는 엄격하나 현실적으로는 융통성이 있는 해석을 할 수 있을 때 우리 국민은 다시 하나의 애국세력으로 뭉쳐 고매했던 민주화 운동의 유산을 갈취하여 그것을 부도덕 하기 짝이 없는 유사공산주의 전체주의체제로 변질시키고 있는 문재인 청와대에 맞설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박근혜 대통령의 인권이 조직적으로 침해 된 데 대해서는 온 국민이 반성하고 사죄할 필요가 있다. 복권은 물론 가능한 한 보상이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 뿐 아니라 강력한 대북 반공정책을 통해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켜온 대통령들 모두에 대해 가혹하게 부정적인 평가를 내려왔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역사 정의나 국민적 이익에 부합되는 일인가는 심각하게 반성해 보아야 할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강제 출당 조치는 정치적 무원칙과 도덕적 사유결여의 극치였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을 인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정치는 “친박”, “비박”의 족쇠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애국세력을 결집하는 방법에도 시대적 변화에 따른 적응과 조절이 필요할 것이다. 자유를 소중히 알고 진정한 민주주의가 어떤 것인가를 알고 누려 본 사람들은 당의 지령에 따라, 또는 먹이의 향방에 따라 움직이는 공산주의자나 하루살이 기회주의자들 같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는 없다. 그 때문에 문재인 청와대의 횡포에는 적대적인 사람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제1야당 한국당에 지지를 보내지는 않을 수 있다. 또한 선거법이 바뀌는 상황에서는 그에 따라 군소정당이 난립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현상을 부정 일변도로 볼 필요는 없다. 대한민국을 진정한 자유민주 공화국으로 지키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식만 뚜렷하게 공유한다면 서로 서로 약간씩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각기 다른 정당을 만들어 필요할 때는 하나로 힘을 합치는 방법도 정치자금 조달방법만 마련 할 수 있다면 오히려 진정한 의미의 참여민주주의에 가까울 수 있고 지금의 하향적 공천제의 폐단에 대한 보완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심지어는 여당에 소속된 사람들까지도 문재인 청와대의 횡포에 맞서 진정한 의미의 삼권분립, 진정한 의미의 언론의 자유, 자주, 독립을 향해 뒤로 노력하는 지혜와 용단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우리 위기 상황은 이러한 포용적 받아드리기에는 너무도 다급해 보인다. 대한민국 애국세력이 내년의 총선에서 압승하지 못한다면 이 나라가 핵을 가진 북한의 먹이가 되거나 안보와 경제가 함께 파탄 나면서 지금까지 북한을 이용하여 미국을 견제해온 중국의 속국으로 급격하게 전락할 수도 있을 피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가 심각하면 심각할수록 우리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치가 무엇이고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원칙적으로 재확인하며 과거를 떨쳐버리고 국민이 다시 하나가 되는 미래를 설계하는 일은 그만큼 더 절실하다고 믿는다.

이인호 객원 칼럼니스트(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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