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통령의 조언자'라 불리기도
6.25당시 부산집회부터 한국과 깊은 인연
북한 김일성에게 성경 전달하기도
"예수 십자가로 우리가 구원을 얻었다"전해

'20세기 복음 전도사' 그레이엄 목사 타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20세기 복음 전도사' 그레이엄 목사 타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미국 기독교 복음주의 거목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21일(현지시간) 향년 99세로 노스캐롤라이나주 몬트리트의 자택에서 소천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미국 남침례교 목사로 오직 예수를 통한 구원을 한평생 설교하며 성경의 권위를 강조하는 삶을 살았다.

1918년 노스캐롤라이나 샬롯테 부근 농촌에서 태어난 그레이엄 목사는 플로리다 성서신학교에 입학했다. 평생 185개국에 복음을 전파하며 전도에 힘썼다. 그레이엄 목사의 설교를 라디오와 TV를 통해 들은 청중은 모두 22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 이후 ‘대통령들의 조언자’로 불려왔다.

미국의 전 대통령들과 함께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운데)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미국의 전 대통령들과 함께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운데)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그레이엄 목사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그는 6·25전쟁 중인 1952년 12월15일 부산에서 설교집회를 열었다. 당시 부산에 모인 이북 출신 피란민들 가운데 많은 교인이 이 집회에 참석해 심적 위로를 얻기도 했다. 1956년 서울운동장 집회엔 8만여명이 모였다. 1973년 서울 여의도광장 집회엔 110만명이 몰리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 집회를 시작으로 국내 개신교 부흥이 시작됨은 물론, 한국과 미국이 기독교를 매개로 더욱 긴밀한 유대관계를 이루었다고 평가한다. 유튜브에서도 당시 집회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레이엄 목사는 김일성 생존 당시인 1992년과 1994년 방북해 평양에서 설교했다. 그는 당시 김일성을 만나고 그에게 성경을 전해주었다.

그의 타계 소식에 미국 정치인들의 애도가 줄을 잇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위터를 통해 “위대한 그레이엄이 죽었다. 그런 인물은 없었다. 모든 종교인들과 기독교인들이 그를 기릴 것이다. 그는 매우 특별한 분”이라고 애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성명을 통해 “(아내인) 카렌과 나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미국인 중 한분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별세 소식을 전해 듣고 슬픔에 잠겼다”고 말했다.

'20세기 복음 전도사' 그레이엄 목사 타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20세기 복음 전도사' 그레이엄 목사 타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BBC, NBC, 폭스뉴스 등 매체들은 그의 죽음을 일제히 속보로 보도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빌리 그레이엄이 우리가 기억하길 바라는 한 가지(The one thing Billy Graham would want us to remember)’라는 필진 칼럼을 게재해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고 고난 받으셨기 때문에 우리가 받았어야 할 고통으로부터 구원을 얻었다”란 그레이엄 목사의 생전 메시지를 전했다.

칼럼은 "아담과 이브가 죄를 지었던 것처럼 인간은 하나님과의 화해를 거부하고 반복적으로 창조주의 법을 어기며 그의 통치권(Kingship)에 도전해왔다"며 "그런 까닭에 우리 각자는 죄로 인한 형벌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죄로 인해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는 소원해졌지만 하나님께선 인간을 사랑하시어 인간의 몸으로 지상에 오셨고,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십자가에서 인류의 죄를 청산하셨다"고 설명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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