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대권 도전 공식 선언
"트럼프의 무모하고 비윤리적 행동 4년 더 감당할 수 없어"
"트럼프 재선되면 우리는 결코 피해를 회복하지 못할 것"
민주당과 공화당 오간 중도 성향 정치인...세계 11위 억만장자
1주일치 TV광고에만 388억 원 쏟아부어...선거판세 바꿀까?

마이클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이 내년 미국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미국에 회복하지 못할 큰 피해를 줄 것이라 강조한 블룸버그는 후원금 없이 본인 부담만으로 천문학적 선거비용을 쓰고 있다. 블룸버그는 민주당과 공화당을 오간 인물로 당색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24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치고 미국을 재건하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하고 비윤리적 행동을 4년 더 감당할 수 없다”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는 우리나라와 우리의 가치에 대한 실제적 위협”이라면서 “만약 그가 또 한 번의 임기를 얻게 된다면 우리는 결코 피해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트럼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뉴욕시장 3선 연임에 성공한 블룸버그는 순자산이 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58조9천억 원에 달하는 전세계 11번째 부자다. 트럼프는 30억 달러(3조 5천억 원)로 포브스 순위 259위에 올라있다.

블룸버그는 후원금 없이 본인 재산 1억5000만 달러(1767억 원)를 선거비용으로 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그는 12월 초 방영될 1주일짜리 TV 광고에만 약 3300만 달러(388억 원)를 지출했다. 그가 남은 선거기간 동안 막대한 재력을 써가며 선거홍보 등에 진력을 할 경우 선거판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지난 3월 민주당 경선 승리가 어려울 것이라며 대선 출마 결정을 미뤄왔던 블룸버그는 당내 경선 투표를 10주 남겨두고 결심을 굳혔다. AP통신은 “블룸버그의 출마는 현재 민주당 후보자들로는 트럼프를 꺾을 수 없다는 우려를 반영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블룸버그는 지난 8일 앨라배마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당내 경선 출마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로써 미국 민주당의 경선주자는 18명에 이르게 됐다.

미국 내에서 블룸버그는 당색이 적은 인물로 알려졌다. 민주당원으로 정계 입문한 블룸버그는 공화당 후보로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공화당 정치인으로 분류되던 그는 지난해 다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처럼 민주당과 공화당을 오가며 양당 모두를 때에 따라 비판해온 중도 성향의 정치인으로 AP통신은 블룸버그에 대해 “월스트리트와 깊은 유대 관계를 맺은 중도파”라며 “그의 엄청난 재정적 자원과 온건한 입장은 트럼프 연임을 막을 적임자를 찾기 위한 탐색전이 된 경선 과정에서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고 평했다. 다만 최근 민주당원으로 복귀한 그가 좌경화된 민주당에서 얼마나 세를 넓힐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 태도를 보였다.

블룸버그는 초반 경선 투표 지역을 건너뛰고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대통령 후보자를 지명할 수 있는 대의원을 가장 많이 배출할 수 있는 내년 3월 3일의 16개주(州) 동시진행 경선 당일을 ‘슈퍼 화요일’로 칭한다. 현재까지 미국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턴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민주당 대선후보 중 4% 지지율로 6위에 올랐다. 조 바이든(31%), 버니 샌더스(20%), 엘리자베스 워런(18%), 피트 부티지지(8%), 카멀라 해리스(6%) 순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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