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두 차례나 낮춰
세계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와 피치도 비관적
고용, 소비, 수출, 투자 등 거의 모든 주요 경기지표 악화
모든 주요 업종 신용전망 '부정적'...주요 기업들 신용등급 역시 강등한 상황
홍남기만 '희망고문'..."내년 상반기 경제성장률 나아질 것"

집권 내내 "내년엔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공수표를 날려온 문재인 정부를 비웃듯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다시 낮춰잡고, 내년 한국 기업들의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경고했다.

무디스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신용평가와 공동으로 주최한 '2020 한국 신용전망' 세미나에서 이 같이 전망했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해 무디스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전망한 2.2~2.3%보다 낮은 2.1%로 책정했다.

무디스는 올해 들어서 두 차례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애초에 2.3%로 밝힌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과 8월에 각각 2.1%, 2.0%로 하향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5%에서 2.2%로, 그리고 다시 2.1%로 낮췄다. 세계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도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와 2.3%로 낮춰 잡았다.

이처럼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사방에서 켜지고 있는 배경엔 갈수록 나빠지는 고용, 소비, 수출, 투자 등 거의 모든 주요 경기지표가 있다. 미중(美中) 무역갈등에 한일(韓日) 무역마찰까지 겹쳐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의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됐다.

무디스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통신, 정유, 화학, 유통 등 모든 주요 업종의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용등급을 매긴 한국기업 24곳 중 절반이 넘는 14곳의 신용도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부정평가를 받은 기업이 5곳이었음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무디스는 이마트, LG화학, SK이노베이션, 현대제철 등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KCC는 지난 18일 투기등급인 'Ba1'으로까지 떨어졌다. 무디스는 한국 기업의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면서 기업의 영업이익이 줄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거래소는 올 3분기 상장사 579개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3% 감소한 27조8362억원으로 추계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내리 네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치다.  

무디스가 한국의 대표 간판 기업으로 손꼽히는 곳들에 대해 내년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을 경고한 가운데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한국 기업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9월까지 12개 기업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고, 26개 기업에 대해서도 하향조정을 시사했다. 26개 기업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위기에 놓인 것은 지난해 같은 시기 18개 기업에서 44.4%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내년 상반기의 경제성장률이 보다 나아질 것이라며 또 다시 '희망고문'을 했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가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으로 재정지출, 즉 '돈 뿌리기'를 예년보다 9.3%나 확대했음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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