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권, 웅동학원 불법소송으로 100억원대 채권 타낸 배임 혐의...채용비리 관련 배임,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캠코에 진 채무 고의로 피하기 위해 위장이혼한 강제집행면탈 혐의 새로 추가
일가족 공모범죄 몸통 조국도 곧 소환될 듯
檢, 윤규근 총경은 알선수재, 자본시장법 위반,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기소

웅동학원 채용비리와 허위소송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 씨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휠체어를 타고 출석하고 있다. 조씨는 허리디스크 등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수술을 받기 위해 부산 지역 병원에 머물러왔다./연합뉴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 조권(52)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29일 재청구했다. 웅동학원 불법 소송과 채용비리 혐의 등을 받는 조씨는 한 차례 검찰의 구속영장을 받았지만 지난 9일 법원에 의해 기각된 바 있다. 20일 만에 검찰이 다시 조씨의 법적 구속을 시도하면서 일가족 공모 범죄의 몸통 조 전 장관도 곧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는 이날 오후 6시쯤 조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배임, 강제집행면탈, 배임수재, 업무방해, 증거인멸교사,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조씨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법인 사무국장 재직 중(2016~2017년) 교사 채용을 대가로 지원자 2명의 부모들에게서 총 2억 1천만원을 상납받고 채용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유출해 배임수재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현금을 전달한 종범(從犯)에게 해외 도피를 지시한 증거인멸 교사, 범인교사 혐의도 있다.

또한 조씨는 공사업체 고려시티개발을 운영하면서 허위공사를 통해 웅동학원으로부터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한 뒤 지난 2006년과 2017년 웅동학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52억원을 타낸 배임 혐의도 받는다. 당시 조씨는 학원 법인을 담당하는 사무국장을 역임해 원고와 피고를 도맡은 ‘셀프 소송’을 벌였다. 현재 52억원의 채무금액은 연이자 24%로 100억원대에 달한다.

한편 검찰은 조씨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강제집행면탈과 법인도피, 업무방해 혐의를 영장에 추가 적시했다.

강제집행면탈은 조씨의 소송 후 웅동학원이 진 빚과 관련돼 있다. 조씨는 소송에서 얻은 채권을 아내에게 넘긴 뒤 2009년 이혼했다. 그리고 기술보증기금이 웅동학원의 128억원대 채무를 대신 갚으면서 조씨는 연대 채무를 지게 됐다. 그러나 20년 넘게 조씨를 포함 일가족은 이 채권을 인수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강제집행을 피해왔다. 캠코는 2014년에서 2019년 사이 100여 차례에 이르는 독촉전화를 했지만 누구도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씨가 위장이혼을 통해 캠코의 채권추심을 고의로 피한 것으로 보고 강제집행면탈을 새로 적용했다.

구속영장 사유에 추가되지는 않았지만 조씨는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 시절 형 이름과 직위를 팔아 민원인들의 민원을 해결해주겠다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일 조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에 의해 기각된 바 있다. 당시 명 부장판사는 조씨가 호소한 허리디스크 문제를 거론하며 기각사유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러나 검찰은 조씨가 구치소 생활을 하는 데 건강 문제가 없다고 판단,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던 조씨를 강제구인해 구속심사에 세우려 했다. 조씨는 계속 건강 악화를 호소하며 구속심사를 포기했다.

조씨의 구속영장이 재청구되면서 일가족 범죄공모의 몸통인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도 곧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지난 1월 청와대 인근 효자동의 ATM(현금인출기)에서 5000만원을 정씨에게 보낸 날, 정씨가 사모펀드 투자사 WFM에 6억원을 투자한 명세를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정씨에게 보낸 5000만원이 주식 매입에 활용될 것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공직자의 직접 투자를 금지하는 공직자윤리법 위반을 조 전 장관에게 우선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검찰은 이날 윤규근 경찰총경을 특가법상 알선수재, 자본시장법 위반, 직권남용,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버닝썬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윤 총경은 ‘조국펀드’와 관련된 정상훈 전 큐브스 대표로부터 청탁성 주식을 받고 경찰 수사를 무마해줬다. 정씨에게서 받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수천만원의 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