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탓'에 대해 "대외요인 악화 부인할 수 없어...반도체 회복하면 좋아질 것"
"0% 내외 물가만 보면 금리를 낮출 상황"이라면서도 "리세션(경기침체) 대비 정책 여력 남겨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올해 우리 성장률을 0.4%포인트(p)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근거로 삼은 자료는 한은의 거시계량모형(BOK12)이다. 이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4%p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됐다.

이 총재는 "중국과 미국을 제외하고는 아마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에다 반도체 경기 부진까지 같이 가세를 했다"고 언급했다.

한은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무역경로를 통한 성장률 하락폭은 0.2%p로 추정됐으며, 불확실성 경로를 통한 영향은 0.2%p로 추산됐다.

무역경로를 통한 영향은 관세부과에 따른 한국의 중간재 수출의 직접적인 제약과 미중의 내수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를 의미한다. 불확실성 경로의 영향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그로 인한 소비·투자 등 기업과 가계의 경제활동 둔화를 말한다.

이 총재는 '정부가 최근 암담한 한국의 경제 상황을 외부로 돌린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언론에서는 자꾸 외부탓 한다고 하는데 올해 한 해의 성장률 둔화는 진짜 대외요인 악화탓이 큰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미·중 분쟁하고 반도체 경기회복 지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내년 성장률에 대해선 반도체 경기의 회복에 힘입어 다소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내년 중반에는 반도체 경기도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내년 경제 성장세는 올해보단 낫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향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물가와 경기만 보면 금리를 낮출 상황"이라고 언급하면서도 리세션(경기침체)에 대비한 중앙은행의 정책적 수단을 강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와 관련해선 "0% 내외 물가 상승률이 한두 달 정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물가 상승률이 낮은 것은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라며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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