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당 북핵특위-외부 전문가 초청간담회...나경원, "안보파탄 대통령 사죄" 등 5가지 요구
"北이 지금 미국에 말하는 '끔찍한 사변' 당사자는 누구겠나" 각성 촉구하기도
정용기 "北 SLBM 발사에도 文대통령 주관 NSC 열리지도 않고 경고한마디 없었다"
전문가들 "北핵무기 체계 완성으로 보고 대응해야" 전술핵, 핵추진 잠수함 등 제언

'조국(曺國) 국론분열 사태'에서 반환점을 돈 시점, 제1야당에선 북한 정권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도발을 매개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안보파탄 책임을 적극 추궁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북한 SLBM 도발 관련 핵 대응 전략' 간담회를 열고, 문재인 정권 3년차에 이르도록 "결국 북한의 무기개발 시간을 벌어준 꼴"이라며 "안보대전환과 특단의 조치로 무너진 안보태세를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안보파탄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죄 ▲한미훈련 재개 등 한미동맹 강화에 주력 ▲한일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 재개 등 한·미·일 공조 회복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유엔 등 국제사회와의 대북 공조체제 회복 5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10월16일 오전 8시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北 SLBM 도발 관련 핵 대응 전략' 간담회에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장 왼쪽)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요구사항 발표에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북한이 11번째 미사일로 지난 2일 원산 앞바다에서 SLBM을 발사했다"며 "(앞서) 10번의 미사일 실험에도 문재인 정권은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단 한번도 제대로 항의조차 하지 않았고, 북한은 미사일과 무기를 고도화해왔던 것이다. 3년의 시간 동안 우리는 결국 북한의 무기개발 시간을 벌어준 꼴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보니까 이스칸데르, 신형 에이테킴스(ATACMS), 그리고 초대구경방사포 3종 세트 전력이 이제 우리 미사일 방어체계를 완전 무력화했다고 본다"며 "(문 정권에서 말한) 흔들림 없는 한미동맹은 '완전히 무너졌으니까 흔들릴 것도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미일 공조시스템 완전히 형해화됐다"고 우려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와중에 지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우리 정부 활동을 보면 정말 어이가 없다"며 "보다 못한 유럽 6개국이 북한의 (SLBM 발사 관련) 안보리 결의 위반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제 외교적인 국제사회의 대북공조조차도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북한 무기고도화, 한미동맹 균열, 국제공조 약화 이 모든 것으로 안보가 파탄난 상황"이라며 "문 대통령 한 사람의 이념편향적 고집과 오판으로 국가의 존망과 국민의 생명이 김정은의 손에 쥐어진 상황이 된 것"이라고 개탄했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북한 정권의 최근 대미(對美) 비난선전을 거론, "지금 북한이 미국을 향해서 '끔찍한 사변'을 언급하고 있다"며 "그 '끔찍한 사변'의 당사자가 누구이겠나"라고 문 대통령에게 반문했다.

10월16일 오전 8시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北 SLBM 도발 관련 핵 대응 전략' 간담회에서 한국당 원내지도부 및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가 안보 전문가들로부터의 조언을 듣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간담회에서 "SLBM을 발사해도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나타나지도 않았고, 정의용 안보실장이 주관한 NSC(상임위원회)에서는 이에 대한 경고 한 마디도 없었다"며 "그 이후에 어떤 자리에서도 문 대통령은 SLBM과 관련해서 단 한 마디 얘기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용기 의장은 "대통령이 이런 식이니까 국방부 입장은 '9.19 군사합의 이후 북한의 위협 행위는 없었다'고 얘기하고, 외교부 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해서 아예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며 "북한 바라기만 하면서 안보 관련 해야 할 일을 전혀 안 하다 보니까 북한의 도발이 갈수록 점점 더 대담해지고 한미일 공조는 완전히 와해되는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이 문제가 이 정권에만 믿고 맡겨서는 절대 안 되는, 우리 민족 생존의 문제가 됐다는 차원에서" 이날 간담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양욱 한남대 겸임교수,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국장, 이윤식 여의도연구원 안보통일센터 연구위원,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사진=자유한국당) 

이날 북한 핵·SLBM 간담회에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 당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위원장 원유철 의원) 위원 및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외부 안보전문가들도 초청됐다. 북핵외교안보특위 자문위원으로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와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前 육군사관학교 자문위원),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내 이윤식 안보통일센터 연구위원이 참석했다. 외부 전문가로는 양욱 한남대 겸임교수와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국장이 참여했다.

양욱 겸임교수는 "김정은이 핵과 특수부대 위주의 비대칭 전력을 앞세우면서 주변국을 정치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군대를 만들고 있다"며 "북한은 핵 전력의 3요소인 전략폭격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SLBM 중 전략폭격기는 없지만, 곧바로 ICBM과 SLBM으로 넘어갔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미 정밀타격능력 독점 시대는 끝났다. 한국의 정밀타격 우위는 끝났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을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도 다른 비대칭으로 북한을 제압해야 하며, 중요한 비대칭 수단인 한미 대응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근식 국장도 "북한이 SLBM 개발에 성공했다고 판단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특히 SLBM은 핵무기의 결정체다. 육상의 모든 핵무기는 감시를 받아서 물속에 감추는 것"이라며 "(핵탄두를 탑재한) SLBM 한 발은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미사일의 1600배 정도 위력"이라고 안보 위협을 상기시켰다.

신인균 대표는 "핵 추진 잠수함을 갖는 게 킬체인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핵 추진 잠수함 3척만 있으면 (북한 잠수함 감시를) 완벽히 할 수 있다"며 핵잠수함을 위한 국내법 개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윤식 연구위원은 "북한이 지난 2일 '북극성 3형' 신형 SLBM 발사에 성공하면서 북한은 소형 핵탄두와 ICBM, SLBM을 동시에 갖게 됐다"며 "핵은 핵으로서만 대응할 수 있는데 독자 핵무장으로 갈 수는 없는 만큼 전술핵 배치를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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