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앞선 3차례 조사 때와 다르게 정씨에게 사모펀드 의혹 집중 조사
사라진 노트북 행방도 쟁점으로 떠올라...동양대 총장상 위조 문서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
검찰, 조 장관 자택 PC 2대, 정씨 연구실 PC 1대 모두 확보했지만 노트북은 아직 못 찾아
두어 차례 더 소환한 뒤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할 듯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왼쪽부터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딸 조민./연합뉴스 등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왼쪽부터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딸 조민./연합뉴스 등

검찰이 지난 12일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씨를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했다. 앞선 세 차례의 조사 때와 다르게 검찰은 정씨에게 자녀들의 입시 특혜 비리뿐 아니라 사모펀드 의혹도 추궁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는 전날 오전 9시쯤 정씨를 소환한 뒤 오후 5시 40분쯤 공식 조사 일정을 마쳤다. 이후 정씨 변호인이 조서 열람을 신청, 정씨 측은 다음 날 13일 오전 1시 50분쯤까지 조서 열람에 시간을 소요한 뒤 귀가했다.

검찰은 이전 조사에서 정씨에게 자녀들의 입시 비리 혐의를 캐물었다. 그러나 이날은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한 혐의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가 사전에 주가조작을 통해 시세차익을 얻는 소위 ‘작전’으로 사모펀드가 운용될 것을 알고 14억원을 투자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정씨가 사모펀드 투자자들과 횡령을 공모하고 거액을 빼돌리는 ‘돈세탁’에도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정씨에게 사라진 노트북의 행방도 물었다. 노트북에는 정씨의 딸 조민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한 동양대 총장상 위조 문서가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노트북의 존재는 정씨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의 진술을 통해 알려졌다. 김씨에 의하면 조 장관 인사청문회가 있던 지난달 6일 정씨는 국회 앞 켄싱턴 호텔에 잠적해 있었다. 그리고 사문서위조 혐의(동양대 표창장 위조)로 본인에 대한 검찰 조사가 본격화되자, 김씨에게 노트북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이 지시를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정씨는 노트북의 존재를 두고 검찰에게 수차례 진술을 번복했다. 정씨는 검찰 조사에서 남편의 청문회 당일 김씨와 만난 적 없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이 켄싱턴 호텔 폐쇄회로(CC)TV에 찍힌 김씨 모습을 제시하자, 정씨는 “만난 것은 맞지만 노트북은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검찰은 김씨가 노트북 가방 들고 있는 모습도 제시, 정씨는 “가방은 받았지만 그 안에 노트북은 없었다”고 진술을 바꿨다.

검찰은 조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 비리와 관련해 조 장관 자택 PC 2대와 정씨 연구실 PC 1대를 확보했지만, 유일하게 노트북은 찾지 못했다.

검찰은 향후 정씨를 두어 차례 소환한 뒤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씨가 정씨와 함께 연구실 PC를 반출하고 조 장관 자택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행위는 증거인멸죄가 맞는다고 인정하면서, 영장에 증거인멸 혐의도 추가 적시할 전망이다.

한편 정씨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18일에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9부(강성수 부장)가 사문서위조 혐의로 정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지만, 피고인이 참석할 의무는 없어 정씨는 법정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검찰은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던 중 사문서위조 혐의로 정씨를 기소한 바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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