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은 검찰에 ‘황제조사’ 받고, 남편은 사적으로 ‘관용차’ 이용
전시회서는 ‘나꼼수 멤버’ 주진우와 盧시절 청와대서 일했던 윤훈열 미술관 대표 만나

조국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주말 사적인 모임에 수행 비서를 대동하고 관용차를 이용했다는 언론 보도가 8일 나왔다. 부인 정경심씨가 검찰의 2차 소환 조사를 받은 다음 날인 일요일 조 장관은 공적인 업무와는 무관한 개인 용도로 관용차를 운용한 것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조 장관이 이날 오후 5시 15분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 1층 현관에서 나오자 곧바로 법무부 관용 차량이 정차했다. 차에서 수행원이 나와 조 장관을 맞았으며, 주변에는 서울 방배경찰서에서 파견 나온 경찰관들이 조 장관을 보호했다. 취재진들의 접근은 불가능했으며, 조 장관은 차에 오른 뒤 법무부 직원들과 자리를 떴다.

관용차는 30분쯤 뒤 서울 중구 정동 옛 구세군 중앙회관 앞에 멈췄다. 지난 4일 문을 연 이곳 ‘정동1928 아트센터’는 최근 ‘필의산수 근대를 만나다’는 주제의 한국화 전시회가 열렸다고 한다.

차에서 내린 조 장관은 나꼼수의 멤버였고 최근에는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에 출연한 주진우 기자를 만났다. 두 사람은 미술관에 출입해 한국화 전시회를 관람하기 시작했고, 이들 옆에 윤훈열 미술관 대표가 합류했다. 미술관 안에 다른 관람객은 없었으며, 주로 윤 대표가 두 사람에게 작품을 해설해주는 모습이 연출됐다.

윤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사기획비서관을 맡았다. 2014년에는 3년간 새정치민주연합(前더불어민주당)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윤 대표는 조 장관과의 친분을 기자들에게 자랑했다. 조 장관의 얼굴이 많이 팔려 주말에 온다는 얘길 듣고 만났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주씨도 자신의 후배라고 했다.

20분쯤 한국화를 관람한 이들 셋은 2층 별실에서 함께 식사했다. 그리고 조 장관은 저녁 7시 20분쯤 미술관을 나왔는데 이때 주씨는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주변 취재진들이 방문 목적을 묻자 조 장관은 ‘사적인 모임’이라며 짧게 답변하고 다시 관용차에 오른 뒤 자리를 벗어났다.

사실 조 장관이 미술 작품을 관람한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휴일 사적인 모임에 장관 관용차를 이용하고 수행비서 2명을 동원한 것에는 비판의 여지가 다분하다. 정부 공용 차량 관리 규정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개인 용도로 행정기관 차량을 쓸 수 없다’고 돼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조 장관의 공적인 일정이 있어 관용차를 쓰게 됐다고 했지만, 공식 일정이 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는 후문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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