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핵심 관계자 "文대통령, (검찰에) 화가 많이 나셨다고 들어...원래는 더 강한 수위로 말씀하시려다가 많이 절제"
반면 윤석열, '검찰 개혁' 받들겠다고 맞받아...개혁은 개혁대로 조국 수사는 수사대로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
일각, 대통령이 사실상 이성을 잃은 것 같다며 본인이 과거에 어떤 말과 행동 했는지 생각하지 않는 듯 보인다고 비판
극렬 文지지들, 이른바 '대깨문'들 역시 文대통령 메시지 나오자 총출동해 '검찰 개혁' 명분으로 한 '조국 지키기' 시위
이언주 "권력 친위부대가 위압적 집회 시위 벌이는 것? 나치 친위대-중국 공산당 홍위병과 유사한 일종의 전체주의 현상"
윤석열 중심으로 한 검찰, 文정권의 이 같은 협박에도 조 장관 수사 원칙대로 밀고 나갈 것 천명한 상태
한 검찰 관계자 "검찰 개혁도 중요하지만,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최고의 검찰 개혁이라고 생각"

문재인 대통령(左),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左),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에 화가 많이 났다고 한다. 원래는 더 강한 수위로 말하려다 많이 절제했다는 여권 핵심 관계자발(發) 전언이다.

반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29일 입장문을 통해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검찰은 충실히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꿔 말하면 검찰개혁은 개혁대로 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는 수사대로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조국 장관) 수사는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30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여권 한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화가 많이 나셨다고 들었다. 원래는 더 강한 수위로 말씀하시려다가 많이 절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사실상 이성을 잃은 것 같다며 본인이 과거에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 아예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듯 보인다고 비판했다. 조 장관이 대정부 질문에서 자택 압수수색 당시 검사와 전화 통화 한 '수사개입'을 실토하며 탄핵 위기에 몰리자 문 대통령은 검찰의 조국 자택 압수 수색을 문제 삼아 '인권' 운운하면서 '조국 일가 보호'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현 정권 들어 검찰이 전(前) 정권 인사를 겨냥한 소위 '적폐 수사'를 벌이면서 강압적인 압수 수색을 했을 당시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는 점도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에 대한 진심을 의심하게 만드는 한 요인이다.

세월호 유가족 사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작년 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그의 자택을 압수 수색하며 아들 방도 샅샅이 뒤졌다고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검찰은 이재수 전 사령관이 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할 때 반드시 채우지 않아도 되는 수갑을 채우면서 그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뭉개버렸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지난 2017년 11월 수사 도중 목숨을 끊은 변창훈 전 검사 역시 자녀가 모두 있는 집에 검찰이 들이닥쳐 압수 수색을 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고(故) 이재수 사령관과 변창훈 검사에 비하면 조 장관 자택 압수 수색은 인권을 상당히 존중해 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문 대통령이 검찰을 비판하고 나서자 극렬 문재인 지지자들, 이른바 '대깨문'들이 총출동해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한 '조국 지키기' 시위에 나선 것이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이와 관련해 "권력의 친위부대가 위압적 집회시위를 벌이는 것은 과거 나치의 친위대나 중국 공산당 문화혁명기의 홍위병과 유사한 일종의 전체주의 파시즘 현상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메시지를 던지자 지지자들이 즉각 반응하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며 이 정권이 앞으로 무슨 짓을 벌일지 상상이 안 될 정도라고 우려했다.

윤 총장을 중심으로 한 검찰은 문 대통령을 비롯, 정권 핵심 지지층의 이 같은 '협박'에도 조 장관 수사를 원칙대로 밀고 나갈 것임을 천명한 상태다. 특히 윤 총장은 최근 원로 검찰 인사와의 통화에서 "직(職)을 걸고 이번 수사를 하겠다"고 말하는 등 비장한 결기를 다지기도 했다. 윤 총장은 또 평소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종종 밝혀왔다. 검찰 내부도 윤 총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고 한다. 한 검찰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이 말하는 검찰 개혁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최고의 검찰 개혁이라고 생각한다"며 "조 장관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염원하는 대다수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마음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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