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체제보장, 한미군사훈련, 제재’ 언급...北의 핵심 요구사항
폼페이오 “9월 중 실무협상 개최 어려워...구체적 날짜 못 잡아”
미북 동상이몽(同床異夢), 향후 3차 정상회담 전망 불투명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명한 선택과 용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담화에서 '체제보장, 한미군사훈련, 대북제재'에 대해 언급해 북한의 핵심 요구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 암시했다.  

김 고문은 이날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담화에서 “나는 최근 미국에서 조미수뇌회담 문제가 화제에 오르고 있는데 대하여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지금까지 진행된 조미수뇌상봉들과 회담들은 적대적인 조미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조선반도에 평화와 안정이 깃들도록 하기 위한 조미 두 나라 수뇌들의 정치적 의지를 밝힌 력사적 계기로 되었다”고 했다. 그는 과거 6자회담의 북한측 단장을 지냈으며, 올해 4월 취임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전임자다.

김 고문은 “그러나 수뇌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리행하기 위한 실제적인 움직임이 따라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하여 앞으로의 수뇌회담전망은 밝지 못하다”고 했다.

그는 “조미 사이의 신뢰구축과 조미공동성명 리행을 위하여 우리는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감행하여 우리나라에 억류되였던 미국인들을 돌려보내고 미군 유골을 송환하는 등 성의있는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그러나 미국은 공동성명 리행을 위하여 전혀 해놓은 것이 없으며, 오히려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하고 대조선 제재 압박을 한층 더 강화하면서 조미 관계를 퇴보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직도 위싱톤 정가에 우리가 먼저 핵을 포기해야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다는 ‘대(對)조선 접근방식을 지켜보는 과정에 그가 전임자들과는 다른 정치적 감각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로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선택과 용단에 기대를 걸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나와 우리 외무성은 미국의 차후동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김 고문이 담화에서 한미군사훈련과 대북제재를 직접 거론함에 따라 향후 미북 실무협상에서 이 문제들이 북한의 핵심 요구 사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9월 안에 미북 실무협상이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월 말쯤 실무협상이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북한의 담화를 보았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것이 이행되도록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마주 앉을 수 있는 구체적인 날짜를 아직 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알고 있듯이 나는 오늘 오후 다시 한번 미국이 준비됐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우리 팀은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으며,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싱가포르에서 설정된 목표들을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대화에 관여할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다만 나는 아직 그런 기회를 잡지 못했다”며 “머지않아 협상 재개를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는 북한, 미국, 한국, 일본, 중국 등 이웃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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