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에 처가 놀라 연락이 와서...(수사팀에) 지금 (아내) 상태가 안 좋으니 차분히 해달라' 부탁"
주광덕 한국당 의원 '압수수색 팀장에 통화했느냐' 질의에 조국 "네 있습니다"
현직 법무장관이 본인 수사 압수수색에 개입…주광덕 "검찰청법 8조 위반"

9월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왼쪽)이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국회방송 캡처)
9월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왼쪽)이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국회방송 캡처)

가족 단위로 비리 의혹 수사를 받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데뷔한 자리에서, 최근 자신의 자택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지던 중 '현직 법무장관 신분으로 수사 담당자와 통화했음'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형사처벌 내지 장관 탄핵 대상이라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조국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번주 월요일(23일) 검찰이 자택 압수수색을 시작할 무렵, 압수수색하고 있는 검사 팀장에게 장관이 전화통화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네.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주광덕 의원은 곧이어 "왜 통화하셨습니까!"라고 언성을 높였다. 조 장관은 "압수수색에 제 처가 놀라서 연락이 와서"였다며 "그래서 (수사팀에) '지금 (부인의) 상태가 좀 안 좋으니까 차분히 해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부연했다.

주 의원이 거듭 '압수수색을 시작한 검사 수사팀장과 전화한 사실을 인정하느냐'고 물었고, 조 장관은 "네. 인정합니다"라고 재확인했다.

이에 주 의원은 "법무부 장관으로선 절대 해선 안 될 일을 하셨다"고 질타했다. 그는 "(대정부질문 이전 순서인)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 질의에 '저와 제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에 개입하거나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약속을 지켜왔다.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다'(라고 답변한) 이것도 방금 거짓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시종일관 '압수수색 당시 부인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고, 주 의원은 조 장관에게 법률 위반 혐의가 있다고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었다.

사진=국회방송 캡처
사진=국회방송 캡처

주 의원은 검찰청법 제8조 조항을 들어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 (법무장관은) 검찰총장만을 지휘할 수 있는데, 장관은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하는 수사팀장에게 직접 통화했다는 사실은 검찰청법에 정면 위반하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건 직권을 남용해서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이다. 압수수색하는 검사의 권리를, 인사권과 지휘권을 가진 장관이 전화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역설했다. 

"동의하기 매우 힘들다"는 조 장관에게 주 의원은 "전국 2000명이 넘는 검사 절대 다수는 장관이 분명히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헌법 65조에 의한 탄핵사유(라고 본다)"라며 "각부 장관이 직무집행하는 데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면 국회는 탄핵소추를 할 수 있다"고 상기시켰다.

또한 "처음에 (조 장관은) 동양대 총장과도 통화했으면서 계속 '자신과 가족에 대한 수사에 일체 개입하거나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국민 상식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조 장관은 "제 처의 건강상태를 배려해달라고 (수사팀에) 한말씀 드렸을 뿐이다. 압수수색에 대해 어떠한 지시나 방해도 하지 않았다"고 부정했다. 그는 "수사팀 중 어느 누가 저에게 보고하고 있는지, 저로부터 지휘받은 사람이 있는지 밝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위법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방문 일정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마중 나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나란히 복귀 중인 문 대통령이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 현 정국과 무관치 않으리라는 추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9월26일 오후 미국 일정을 마치고 서울공항으로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9월26일 오후 미국 일정을 마치고 서울공항으로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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