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본격 수사 전개되기 직전 도피한 조씨, 관련자들 구속 영장 발부되자 잠적한 듯
함께 달아난 코링크 이상훈은 귀국해 검찰 조사받아...핵심 내용 실토한 것으로 확인돼
검찰, 조씨가 무자본으로 회사 경영권 장악, 내부 자금 빼돌리는 '기업사냥꾼'으로 확신

'조국 가족펀드 의혹' 투자사 대표 검찰 소환 당시 모습./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가 관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모펀드 비리 의혹의 핵심 증인인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의 연락이 두절됐다. 조씨는 검찰의 본격 수사가 전개되기 직전인 지난달 중순 해외로 도피했다.

사모펀드를 집중 조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조 장관의 부인 정씨가 3억원을 투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총괄대표 조모씨의 신병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조씨가 가진 070 인터넷 전화로 몇 차례 통화해 귀국을 독촉했다. 하지만, 최근 연락이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조씨가 필리핀에서 다른 지역(베트남 추정)으로 이동하면서 외부와 연락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업체 관계자의 진술이 있었다.

조씨와 같이 필리핀으로 도피성 출국을 감행한 코링크PE 이상훈 대표는 최근 귀국해 지난 5~6일 이틀 연속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대표를 심문한 결과 상당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 이 대표에게 자본시장법·금융투자업 위반을 적용했으며 추가로 횡령·배임죄,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이날 오전 9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같은 날 검찰은 코링크PE로부터 23억원을 투자받은 웰스씨앤티의 최태식 대표에게도 횡령죄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 대표는 지난 4일 검찰 조사에서 “조씨에게 이용당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에 의하면 조씨는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경영권을 장악하려고 했다. NICE신용평가정보가 발행한 상세기업정보에 따르면 지난 8월 29일 기준으로 웰스씨앤티의 2대 주주는 조씨 부인 이모(35)씨로, 전체 지분의 16.7%를 보유했다. 웰스씨앤티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조씨는 투자했던 23억원을 리턴(Return) 방식으로 다시 빼돌렸고, 결국엔 지분만 가져갔다”며 “리턴 방식에 대해 채 대표에 ‘형사(刑事)보다는 민사(民事) 책임 일부만 질 것’이라고 둘러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최 대표가 지난 2016년 와이파이 기기 설치 업체 측에 보낸 편지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편지에는 “조씨가 자동차 부품업체인 익성을 코스닥에 상장시켜 자금난을 풀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와이파이 업체 관계자는 중앙일보를 통해 “가로등 점멸기 장비 교환 주기 때문에 웰스씨앤티 매출이 들쭉날쭉한다”며 “사업이 안 좋을 때 최 대표가 익성의 상장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투자자를 안심시켰다”고 전했다.

웰스씨앤티는 지난해 6월 서울시 공공 와이파이 사업에 25억원을 투자확약했다. 그리고 지난 2017년 9월 서울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부상한다. 웰스씨앤티가 와이파이 업체 간 갈등이 생기면, 최씨가 조씨의 익성 코스닥 상당 계획을 강조하며 주변을 안정시킨다. 하지만 자금력과 기술력 미달로 결국 와이파이 사업권을 잃었다. 익성도 함께 무너졌으며, 익성에 투자한 코링크PE의 레드펀드는 상장되지 못하면서 지난 2017년 10월, 내부수익률(IRR) 30%에 그치며 청산됐다.

검찰은 조씨가 무자본으로 회사 경영권을 장악, 내부 자금을 빼돌리는 기업사냥꾼으로 보고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 이미 조씨와 웰쓰시앤티 대표 최씨 간 녹취록을 확보한 검찰은, 사모펀드의 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관련자들 신병 확보를 통해 실소유주 여부 및 관련 법 위반 사항을 포착할 전망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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