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촌 조카·코링크PE 대표 등 4명 지난달 동시 출국...曺 부인과 연락
검찰 압수수색 닷새 전 22일 심야, 한 사내 코링크 사무실에서 증거 빼돌린 정황 드러나
검찰 수사력 동원해 관련자들 압박 나서...웰스씨앤티 대표 최모씨·曺 처남 주요 참고인으로 조사

지난달 27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일가가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모펀드’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들이 필리핀에 함께 잠적한 것으로 4일 밝혀졌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에 불이 붙자, 이들은 검찰의 수사를 예측하고 포위망을 벗어나기 위해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지기 닷새 전에는 코링크PE 직원들이 위법 관련 증거들을 모두 인멸한 정황이 드러났다.

조씨의 옛 동업자 A씨가 세계일보에 제보한 바에 따르면 필리핀으로 잠적한 인물들은, 코링크PE의 실소유주로 의심되는 조 후보자의 5촌조카 조모씨, 코링크PE 이상훈 대표, 코링크PE가 투자한 2차전지 업체 WFM 우모 전 대표, 자동차부품 업체 익성의 이모 부사장 등 4명이다. 모두 코링크PE 운용 및 투자 과정의 위법성을 규명할 핵심 증인들이다. 이들은 함께 지난달 17일쯤 출국했다.

A씨는 “이들은 가족과 함께 외국으로 나간 상태로 필리핀 마닐라를 거쳐 세부에 체류 중이다. 곧 베트남 호찌민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중 한 명이라도 붙잡힐 경우 (수사기관에) 뭔가 얘기해 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동시에 출국한 것”이라며 “이들은 정 교수(조 후보자 아내)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들이 압수수색 전 공교롭게도 모두 해외로 나간 상황을 보고 도피성 출국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과 정씨가 연락을 주고받는 사실에 주목, 정씨를 거쳐 이들이 필리핀에 체류 중인 것을 인지하고 귀국을 독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국내에 남아 있는 혐의자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조국펀드로부터 투자받은 가로등 자동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 대표 최모씨에게 4일 오전 10시에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한 상태다. 이 업체는 조국펀드의 투자금을 유치한 후 관급공사를 대거 수주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이 최씨를 상대로 투자금 유치 과정 등을 심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최씨 조사에 앞서 이날 해당 업체 이모 상무와 조 후보자의 처남 정모씨도 주요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관련 혐의자들의 압박에 나섰다.

한편 코링크PE 직원들이 지난달 22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기 닷새 전 사무실에 있는 주요 증거들을 모두 빼돌린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인근 주차관리인에 의하면 밤 늦은 시각 검은색 차량을 탄 사내가 코링크PE가 있는 건물에 진입했다. 이후 건물 안 사무실 출입한 뒤 불도 켜지 않고 1시간 가량을 보냈다. 관리인이 사무실 문을 두드렸지만 해당 사내는 문을 잠근 채 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난 뒤 건물에서 나온 사내는 차량 뒷좌석에 가방을 하나 싣고 장소를 떠났다. 닷새 뒤 검찰은 코링크PE의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컴퓨터의 핵심 내용은 사라져 있었다.

검찰은 이 같은 코링크 핵심 인물들의 도피성 출국, 그리고 증거 인멸 정황을 모두 파악하고 수사력을 총동원해 ‘조국펀드’ 의혹의 전모를 밝힌다는 입장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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