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숙청 바람이 불고 있다…원인은 김정은의 통치자금 부족
김정은 건강 매우 나빠...포스트 김정은으로 지목된 김정철 위해 김여정 벌써부터 지도부 관리
태영호 전 공사, 北이 지소미아 파기에 침묵하는 이유는 ”한미 갈등 유도해 한국 고립시키려는 것“
文, “11월에 김정은 부산 초청” 발언, 北 정세 모르고서 한 눈치없는 발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연합뉴스

지난 22일 청와대가 지소미아 연장 거부를 발표했지만 북한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틀 후인 24일, 김정은이 보는 앞에서 ‘초대형 신형방사포’를 실험 발사한 것이 전부다. 이와 관련, 북한 내부에서 대대적인 숙청이 진행돼 외부 문제에 대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제보와 더불어, 한미일 3각 공조가 균열이 난 물밑에서 한미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탈북민 이애란 박사에 따르면 지금 북한의 경제난은 고난의 행군보다 어렵다고 한다. 또한 예전엔 최하층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면 이제는 평양의 중간층에까지 확산됐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대북 제재 때문으로, 지난 2017년 약 30억달러에 달하던 수출액이 이듬해 2억9천만달러로 급락한 게 좋은 예다. 같은 기간 북한의 수입물량은 전체적으로 3분의 1가량 하락했다.

특히 평양 주민 대부분은 무역에 종사하는데 대북 제재 때문에 외화벌이가 안 되자 차라리 미국을 이용해 경제난을 타개하자는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진술이다. 실제로 경기가 악화하는 와중에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는 예전만 못하고, 핵개발에 성공했지만 대외적으로 통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에 따라 자연히 미국과 공조해야 한다는 친미정서가 중간층에서 시작해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딜레마에 처한 김정은이 대내외에 리더십과 존재가치를 확인시키기 위해 계속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는 것이 이 박사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탈북한 보위부 간부에 따르면 김정은은 내부적으로 대대적인 숙청에 들어가 외교에 나설 여력이 없다고 전했다.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중간층으로부터 외화를 갈취하기 위해 숙청의 칼을 빼든 것인데, 지난해 주민 1100명 정도였던 숙청 대상이 올해 6월까지 벌써 10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또한 이번 숙청이 김정은 후계구도 정립이라는 정치적 문제와 결부돼 있다는 증언도 있었다. 숙청 대상은 북한의 호위사령부, 당, 보위부, 군의 간부급이다. 이 박사와 연결된 북한 내부 관계자는 김정은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기 때문에 벌써 포스트 김정은 체재 구축을 위해 가혹한 인사 검증에 나섰다고 한다. 체포돼 조사받는 간부가 1200명 정도인데, 이들을 심문할 독방이 부족해 대기 인원이 넘쳐날 만큼 숙청 바람이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숙청은 김여정이 주도하고 있다. 향후 김정은을 대체할 것이 유력한 김정철을 보좌하기 위해 김정은은 벌써부터 김여정을 내세워 조직지도부, 보위부까지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외신기자회견에 나선 태영호 전 북한 공사./연합뉴스
외신기자회견에 나선 태영호 전 북한 공사./연합뉴스

태영호 전 공사는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북한의 침묵을 ‘전술적 움직임’으로 분석했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북한의 최종 목적은 한미 갈등이다. 한일 외교 갈등으로 한미일 3각 공조가 균열이 난 데 이어 한미 갈등이라는 큰 흐름까지 유도해내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까지 한미 연합훈련을 맹비난해 오다가, 지소미아 종료를 두고 갑자기 한국 정부를 지지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침묵한다는 관측이다.

미국이 한국의 안보 위기에 달리 손을 쓰지 않는 모습도 북한에겐 호재다. 북한이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미사일을 쏠수록 미국과 일본은 ‘한국에만 위협이 되는 것’이라고 일축해 더욱더 한국을 3각 공조에서 고립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 3개국 순방을 앞두고 이날 태국 일간지를 통해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아세안 10개국 정상이 함께 모인 자리에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매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말한 것은 북한 정세를 전혀 모르고 한 발언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 박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청와대를 비롯해 여러 종북 성향 단체에서 김정은 서울 방문을 요구할 때, 김정은은 ‘눈치 없는 문재인, 입 좀 다물게 하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은 개성관광을 다시 열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서울을 방문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한국은 세컨더리 보이콧 등에 의해 북한과의 육로 관광을 열 수 없는 상태였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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