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 고강도 장외투쟁 결단? 늦었다...모든 일에는 타이밍이라는 게 있는 법"
"8.15 집회에 동참했어야...방송 홀대도 없었을 거고, 우파 단합의 모티브도 됐을 것"
"갑자기 끝장 장외투쟁 하려는 이유 모르겠어...뭔가 절박한 요구 있어야"
"눈치 빠른 사람들은 '지지율 떨어져서 그러는가 보다'해...일반인에게까지 정치공학적 의도 읽히면 지지율 안올라"
"많은 우파 대중은 아직도 당신들이 정치판 쇄신할거란 기대 접지 않고 있어...아직 안 늦었다"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의 모습을 직접 묘사한 캐리커처. (사진=차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의 모습을 직접 묘사한 캐리커처. (사진=차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석 달 만에 장외투쟁 재개를 선언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향해 "황 대표는 지금 '투쟁을 하느냐, 마느냐'를 고민할 때가 아니다. '자신을 내려 놓을 거냐, 아니냐'부터 결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명진 전 의원은 19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황교안 대표가 고강도 장외투쟁을 결단했다. 늦었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라는 게 있는 법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차 전 의원은 "지난 8월 15일, 문재인에 반대하는 우파 국민들이 광화문에 총집결했다. 백만 시민이 폭우를 무릅쓰고 쏟아져 나와 한목소리로 '문재인 아웃!'을 외쳤다"며 "황 대표는 참가를 약속했다가 대전의 문재인 행사로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그때 황 대표도 8.15 집회에 동참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방송의 홀대도 없었을 거고, 우파 단합의 모티브도 됐을 거고. 안타깝다"고 했다.

또 "황 대표가 왜 갑자기 끝장 장외투쟁을 하려는 그 이유를 모르겠다"며 "'문재인 정부 폭정을 규탄해서'라는데 그게 목표라면 굳이 장외투쟁까지 나갈 필요가 없다. 총력 장외투쟁은 '문재인 하야하라' 정도의 끝장투쟁 단계에서나 적합하다. 지금까지 황 대표가 문재인을 대한 태도를 보면 아직 그 정도의 적대 감정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차 전 의원은 "아니면, '9.19늑약을 폐기하라'던지, '사기전 반일책동으로 나라경제 망치지 말라'던지, 'KBS 해체하라'던지, 뭔가 절박한 요구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까지 한국당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하는 거 보면 그렇게 절박한 것 같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눈치 빠른 사람들은 '지지율이 떨어져서 그러는가 보다'한다. 일반인에게까지 정치공학적 의도가 읽히면 지지율은 안오른다"며 "황 대표와 그 주변의 공무원 출신들이 곁에서 볼 때 정치가 참 우스워 보였을 거다. 뭐든 대충대충하고, 우왕좌왕하고, 자기 욕심부터 챙기고,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으리라' 쉽게 생각했을 거다"라고 했다.

차 전 의원은 "근데 당신들이 못 본 게 있다. 99명의 정치인이 엉터리인 것 맞다. 그러나 백 명 중에 한 명은 제대로 된 '의인(義人)'이 있다"며 "그는 자기 입신보다 당과 나라를 먼저 생각한다. 그는 자신의 정치인생을 걸고 대중의 맨 앞에 서서 시대를 가르는 행동과 언어를 던진다. 물론 대부분이 실패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그러나 진짜 지도자는 그중에서 나온다. 이무기에서 용이 나오지 미꾸라지에서는 죽어도 용이 안 나온다"고 했다.

아울러 "내가 유독 당신들을 찍어서 비판하는 이유는 당신들이 쉽게 정치에 진입해서 쉽게 정치하는 게 배가 아파서 그러는 게 아니다"라며 "미꾸라지 99명을 비판하고 들어온 당신들이 아주 짧은 기간에 또 다른 미꾸라지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차 전 의원은 마지막으로 "진짜 나를 잠 못 이루게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많은 우파 대중은 아직도 당신들이 정치판을 쇄신할 거라는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며 "그렇게 계속 시간을 축내는 사이, 끔찍하게도 좌파 속에서 그 한 명의 의인이 나올 확률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것이 비록 사기일지라도 좌파에서도 성공하는 의인이 나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우파가 대안 부재론에 빠져 있을 때마다'였다. 황 대표는 지금 '투쟁을 하느냐, 마느냐'를 고민할 때가 아니다. '자신을 내려놓을 거냐, 아니냐'부터 결단해야 한다. 거기에 답이 있다. 아직 안 늦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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