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단장, “집권 자민당의 니카이 간사장과...일정은 다 정해졌다”
자민당 2인자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면담 거부 한국 측에 “통보”...의도적으로 피하면서 한국에 대한 불만 표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국회 보다는 청와대나 대통령 ‘특사’가 나을 것이라는 지적 나와

7월 31일 도쿄 공명당 당사. 서청원 의원이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7월 31일 도쿄 공명당 당사. 서청원 의원이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일본 경제 보복 조치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해 도쿄를 방문 중인 국회 의원대표단이 당초 방일 목적이었던 日자민당 간사장을 만나지도 못해 한일 간 의원외교도 소용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회는 서청원 무소속 의원을 단장으로 여야 의원 10인으로 구성된 의원대표단을 7월 31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에 파견했다.  

서 의원은 31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출국 직전 기자들에게 "일본의 여야 지도자들을 고루 만나 진솔하게 대화하고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는 윤활유·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 정치인에 대해서는 "집권 자민당의 니카이 간사장과 누카가 한일의원연맹 회장, 야마구치 공명당 대표 등 만찬과 오찬 또는 방문 일정은 다 정해졌다"고 설명하고 "일본 여야 지도자들을 고루 만난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 의원대표단이 공을 들여 만나려고 했던 자민당의 2인자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이 면담 거부를 한국 측에 31일 저녁 늦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의원 개원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과 관련된 대책 논의가 그 이유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일본 자민당 지도부가 한국 의원대표단을 의도적으로 피하면서 한국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자민당 총재는 아베 신조 현 일본 총리다. 앞서 5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소속 의원으로 구성된 의원대표단이 일본을 방문했으나 일본 측에 의해 문전박대를 당한 바 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국회 의원대표단의 방일과 관련 한일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이 적절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 보다는 청와대가 나서거나 대통령 ‘특사’가 현명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국회 의원대표단은 이날 자민당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만났다. 서 의원은 누카가 회장에게 한국을 수출심사우대국(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누카가 회장은 "이번 조치는 한국 대법원의 징용노동자 배상 판결과는 관계없이 일본의 안전보장 문제 때문에 취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경제산업성의 자체 판단에 의한 것이며 수출 금지 조치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본 연립 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국회 의원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문제는 청와대다. 볼은 청와대에 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광명 기자 ckm181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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