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당 대표, 제1야당 대표-원내대표 발언에 과도하게 민감한 반응
"공당 이끄는 두 사람이 이런 사고방식이면 안 돼...다신 이런 발언 없길 바란다"
일각, 이 대표가 언급한 국민이 진정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의미하는 것인지 의심
文,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 했지만...비판 목소리 낸 국민들 고소하는 등 정반대 행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1야당 대표와 원내대표 입을 틀어막기로 작정한 듯하다. 이해찬 대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6일 "우리가 이겨야 할 상대는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적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분노했다.
이 대표는 2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28일에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이 안보의 가장 큰 위협 요소'라고 얘기했다"며 "국군통수권자에게 안보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공당을 이끄는 두 사람이 이런 사고방식이면 안 된다"며 "다신 이런 발언이 없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제1야당 사령탑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제1야당은 대통령의 '실정(失政)'을 지적하고, 비판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또 야당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일 의무가 있다.
황 대표는 26일 대전서구문화원에서 열린 대전시당 당원교육 행사에서 "지난 2년간 3번의 선거에서 한국당이 패배한 것은 당이 분열해서 진 것", "그렇다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은 뭉치는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한국당의 '대적(大敵·수가 많고 세력이 강한 적)'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당 북핵·안보 관련 회의에서 "문 대통령께서 지난 10월 김정은과 만난 뒤 다섯 가지 구체적 예를 들며 (북한이)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고 했는데, (미사일 발사의) 현실을 보면 그 말에 책임질 수 있겠나"라며 문 대통령이 안보의 가장 큰 위협 요소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언급한 국민이 진정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의미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10일 취임사를 통해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다짐한 바 있지만, 문재인 정권은 되려 지난 2년간 정권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국민들을 고소하는 등 취임사와는 정반대의 행보로 일관해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금지로 촉발된 경제 위기 국면에서도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기는커녕 국민들의 '반일(反日)' 감정을 부추겨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일부 국민들은 일본 불매운동까지 벌이며 일본 제품을 구매하는 국민을 '친일파(親日派)'로 매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