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정부론' 옹호하다 갑자기 자유로운 '개인의 선택' 강조...對日發 경제위기엔 "당장 우리 집에 크게 불 난 건 아니다"
자유우파 진영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오히려 한국경제에 악영향" 지적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소위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옹호하고 나섰다.

유 이사장은 20일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인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결국 무역 규제의 사유로 삼아서는 안 되는 불만을 이유로 한국 경제의 약점을 파고들어서 원포인트로 때린 것으로, 우리로서는 그 피해가 얼마이든 간에 심리적으로 굉장히 분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일본 제품 불매 행위로 표출시키는 것은 자연스럽고 합헌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에게 일본의 행위는 놀라운 일”이라며 “자유무역이란 쌍방 간 이익을 본다는 전제하에 이 거래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각자가 전문화에 들어가 국민경제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렇게 수십 년을 해오다 어느날 갑자기 에칭가스 등 반도체 가공에 필요한 물품들을 자기들이 쥐고 있으니 이것만 타격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우리가 일본과 같은 상황 조처를 취하고 서로 간 불만 있는 나라들이 모든 걸 이런 식으로 하기 시작하면 세계 경제는 파탄나는 것 아니냐”고도 덧붙였다. 사실상 ‘자유시장경제 옹호자’로서 나선 셈이다.

공식 석상과 방송 등에서 지속적으로 ‘큰 정부론(論)’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온 그는, 최근의 불매운동을 두곤 ‘시민들 개개인의 자연스러운 판단과 선택’이라고도 했다.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수단이 제약돼 있다는 것을 시민들이 알고 있고 구매자로서 조용한 방법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지금의 불매운동의 양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 이웃 나라이기 때문에 일본과 잘 지냈으면 좋겠다”며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여러 가지 격앙된 보도, 인터넷 반응, SNS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차분하게 이 문제를 이해하고 당장 우리 집에 크게 불이 난 건 아니니까 여유를 갖고 정부는 정부대로 시민은 시민대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갔으면 한다”는 훈수성 말도 덧붙였다. 

자유우파 진영에서는 최근의 소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오히려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한다. 이미 세계화가 충분히 진전돼 국가간 장벽이 의미없어진 2019년에 ‘일본 제품’을 규정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일본 제품’이라 일컬어지는 제품 생산에 관여하거나 유통하는 한국 기업들에 더 피해가 갈 것이라는 얘기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도 지난 19일 ‘토착왜구 토벌 나선 그대에게’라는 영상에서 “한국 젊은이들은 교묘하게 만들어진 거짓말들에 분개하고 있다”며 “식민지배에 사과를 하거나 배상금을 지불하는 나라는 없다. 과장된, 말도 안되는 얘기에 사로잡혀서 토착왜구 박멸하자고 할 게 아니라 (사실로 믿고 있다면) 분신자살이라도 곧 하십시다”라고 규탄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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