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의병을 일으키자는 식의 감정적 주장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경원 "사실상 반일감정 부추기고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나경원 “신북풍으로 재미를 본 정부·여당이 혹여라도 내년 총선에서도 신북풍을 계획한다면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강경화 외교장관, "일본의 보복성 대응조치가 나온다면 (우리도) 거기에 대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해 논란
반일감정 자극으로 지금 당장 ‘재미’를 볼 수는 있으나, ‘소탐대실’일 뿐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8일, 국회)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8일, 국회)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정부와 여당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한국당은 정부와 여당이 일본의 무역 제한 조치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서 반일감정만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 정권이 ‘북한 바라기’ 정책을 넘어 반일감정까지 정권유지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에서 부랴부랴 특별위원회를 만든다 하는데 의병을 일으키자는 식의 감정적 주장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 "과연 이 시점에서 국민의 반일감정을 자극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겠느냐"라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당이 보여주는 모습에 무책임한 부분이 있어 걱정스럽다"면서 "특히 초강경 대응책을 이야기하면서 사실상 반일감정 부추기고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당 민경욱 의원(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기업들에 피해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그 피해가 어떤 피해인지 알기나 알고 하시는 말씀인가. 기업인들이 죽어간다"라고 개탄했다. 

민 의원은 "게으른 농부가 낮잠을 자다 자기 집에 도둑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담만 넘어봐라', '방에 들어가기만 해봐라', '물건을 들고나오기만 해봐라' 그러다가 도둑이 물건을 들고 나가니까 '다음에 또 오기만 해봐라' 하고 그냥 잤다던데 딱 그 꼴"이라고 빗대어 말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의 ‘북한 바라기’에 이어 일본 식민통치를 통해 깊이 자리 잡은 한국인의 반일감정을 자극해 여권에 유리한 ‘정치 토양’을 조성하려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지방선거(2018년) 때 신북풍으로 재미를 본 정부·여당이 혹여라도 내년 총선에서도 신북풍을 계획한다면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며 “지방선거 직전에 이뤄진 북·미 정상회담은 쓰나미처럼 지방선거를 덮었고, 그렇게 해서 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를 면하기 어려웠다”고 말한 바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일본이 경제 보복조치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일본의 보복성 대응조치가 나온다면 (우리도) 거기에 대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국정을 책임지는 정부 내각의 한 사람으로서 무책임한 태도이며, 외교부 장관의 입에서 나올 발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반일감정 자극으로 지금 당장 ‘재미’를 볼 수는 있으나, 이는 ‘소탐대실’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차광명 기자 ckm181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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