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활 칼럼] 연봉 5억7300만원 손석희, 한국 언론의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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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6.13 16:27:42
  • 최종수정 2019.06.1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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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이라기보다 국가적 해악 큰 ‘질 나쁜 권력자’ 가까운 손석희의 민낯
선진국이면 벌써 오래 전 퇴출됐을 저질 함량미달이 ‘신뢰받는 언론인' 1위?
‘너무 썩은 사과’ 는 도려내야 한국 언론 자존심 회복 길 열린다
권순활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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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하 직책 생략)의 작년 연봉은 57300만 원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급여로 55500만 원을 받았고 별도로 상여금 1800만 원도 수령했다. 업종 특성상 성장산업과는 거리가 먼 한국 언론계에서 다른 언론사 임원들과 비교하더라도 이례적으로 높은 연봉이다.

민간 언론사에서 임직원 연봉을 얼마로 책정하든 그것은 자율적으로 결정할 일이다. 경영상 지급능력이 있다면 원칙적으로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손석희가 언론인으로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무리 분탕질을 쳐도 그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시청자가 여전히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손석희의 행적을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들여다봤다면 과연 그가 그만한 연봉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아니 더 나아가 방송사에서 마이크를 잡고 시청자들에게 뉴스를 전달할 기초적 자격이 있는지 회의할 수밖에 없다.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오보(誤報)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종과 오보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도 있다. 그래서 제대로 훈련받은 언론인이라면 끊임없이 글과 말의 무게와 무서움을 가슴에 되새긴다. 성향과 가치관에 따라 논평의 방향은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취재를 통해 확인된 팩트(사실) 앞에선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는다. 하지만 손석희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이런 정통 언론인들의 직업윤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수많은 가짜뉴스와 선동방송을 양산해냈다. 그것도 철저하게 자신의 좌파적 세계관에 복무하는 방식으로만.

손석희의 부끄러운 민낯들을 가장 먼저 파헤친 공로는 변희재 대표고문이 설립하고 현재 황의원 대표이사가 제작책임을 맡고 있는 자유우파 성향 미디어비평지 <미디어워치>에 돌아가야 할 것이다. 변희재 황의원은 손석희 JTBC의 태블릿PC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가 문재인 정권의 검찰에 의해 구속된 뒤 1심에서 명예훼손 혐의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실형을 선고받은 바로 그 사람들이다. 두 사람은 2심 재판 진행 중 얼마 전 재판부의 보석 결정으로 석방돼 감옥을 나왔다.

잇단 가짜뉴스-선동방송...한국 언론 후진성의 상징적 존재

미디어워치는 손석희가 과거 MBC 아나운서로 재직하던 시절 그가 진행하던 시사토론 프로그램인 MBC 100분 토론이 시청자의견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구체적으로 제기한데 이어 손석희의 미국 미네소타대 석사논문 표절 의혹, 아들의 제일기획 취업청탁 의혹, 서울 평창동 호화 자택구입 및 불법증축 의혹 등을 잇달아 추적해 보도했다. 미디어워치가 제기한 일련의 보도들에 대해 손석희는 설득력 있는 해명이나 반박을 내놓지 못했다. 사법부의 판단을 구한 적도 없다. 그동안 손석희의 언행들로 볼 때 그가 마음이 착해서 미디어워치의 비판적 보도들을 대범하게 넘긴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손석희는 MBC를 떠나 성신여대 교수로 갔다가 2013년 중앙일보 계열 JTBC 보도담당 사장으로 발탁된 뒤 한국 사회에 큰 해악을 미친 대형 왜곡보도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그가 제작책임 및 앵커를 맡은 JTBC 뉴스를 통해 나간 굵직굵직한 왜곡보도만 꼽더라도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의 다이빙벨 관련 보도, 국정교과서와 관련된 미국 뉴욕타임스 날짜 조작, 괌 사드기지 외신의 악의적 오역(誤譯) 등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리고 그 결정판이 현직 대통령을 재임 중 쫓아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201610월의 태블릿PC 관련 왜곡보도였다. 미국이나 일본 등 제대로 된 나라라면 한 건 한 건 모두 책임을 지고 옷을 벗어야 할 중대한 사안들이지만 오히려 그는 작년 11JTBC 대표이사 타이틀까지 걸머쥐었다.

언론의 정도(正道)를 한참 벗어난 손석희식() 보도는 이뿐만 아니다. 손석희의 JTBC 뉴스룸은 지난달 21일 전남 영광의 한빛 1호기 원전 일시 가동 중단과 관련해 일부 좌파 성향 환경단체의 주장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1986년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 사고처럼 원자로 폭주로 갈 뻔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체르노빌 폭발사고 현장 영상을 10초 가까이 내보내 원전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를 부추기도 했다. 이 보도가 나가자 현 정권의 눈치를 보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정재훈 한수원 사장조차 즉각 JTBC체르노빌 비유를 공개반박하고 나섰을 정도였다.

손석희는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뒤인 20177월에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JTBC 뉴스룸에 출연시켜 최서원(개명 전 이름 최순실) 씨의 해외 은닉자산을 찾았다는 주장을 시청자들에게 여과 없이 내보냈다. 이 자리에서 안민석이 박정희 전 대통령 통치자금 규모가 당시 돈으로 89000억 원, 지금 돈으로 300조가 넘는 돈, 그리고 그 돈으로부터 최순실 일가 재산의 시작점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자 손석희는 다 밝혀지면 파장이 클 것 같다고 맞장구를 쳤고 안민석은 화산이 폭발하는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안민석의 주장은 전형적인 아니면 말고식 가짜뉴스라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안민석의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을 버젓이 내보내고 동조까지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왜곡된 인식을 심어준 손석희의 책임 또한 무거울 수밖에 없다.

태블릿PC 둘러싼 JTBC 보도 의혹 전면재조사 불가피

201610월 하순 손석희 JTBC의 태블릿 PC 관련 보도가 홍수처럼 나간 뒤 거의 전 언론이 저널리즘의 최소한의 기본적 원칙도 내팽개치고 JTBC 보도를 추종해 미쳐 날뛰던 그해 11월과 12월 나는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답답한 심정을 담은 글을 개인 페이스북에 잇달아 올렸다. 201611월 쓴 <오보에 엄격한 일본 언론, 오보 넘치는 한국 언론>이란 글에서는 일본 주류 언론계는 논조와 성향은 달라도 기사의 정확성을 매우 중시하고 오보에 엄격하다. 몇 년 전 아사히신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오보가 드러나자 1면에 크게 사과기사를 싣고 사장과 편집국장 등 고위간부들이 모두 관리책임을 지고 동반퇴진했다. 이어 철저한 사내외 검증을 거쳐 어떻게 해서 관련 오보가 발생했는지를 상세하게 반성하는 기사를 여러 차례에 걸쳐 지면에 게재하고 재발방지책도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최근 최순실 파문을 둘러싸고 적지 않게 나타난 아니면 말고식 보도, 온라인 공간을 뜨겁게 달군 모 방송의 태블릿 PC 관련 석연찮은 의혹들은 한국 언론의 취재윤리에 심각한 의문을 갖게 한다. 노무현 정권 시절이었다면 언론중재위원회는 물론 형사고발까지 당할 대형 오보도 수두룩하다고 경고했다.

당시 필자와 비슷한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이는 양심적인 어느 젊은 현장 취재기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다음과 같은 함축성 있는 글도 함께 소개했다. “온갖 의혹이 판치는 상황에서 하나둘씩 의혹이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뒷감당 어찌하려는지. . 그냥 의혹 제기였지 사실이라고는 안했다고 하면 끝나기는 함. 내가 믿고 싶은 게 진실이 되고 있는 현실.” 그리고 그해 연말 시대와의 불화에 따른 여파로 각별한 애정을 갖고 30년 가까이 밤낮없이 온몸을 던져 일했던 신문사를 떠났지만 말도 안 되는 함량미달 기사와 논평들이 부추긴 사기성 탄핵 정변의 광풍(狂風)에 노골적으로 부역하거나 부화뇌동하지 않고 저널리스트로서의 최소한의 원칙과 긍지를 지킬 수 있었음을 2년 반이 흐른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정상적인 언론환경이라면 벌써 퇴출되고도 여러번 퇴출됐을 손석희의 좋았던 시절은 그러나 이제 막을 내리는 것 같다. 그가 주도한 JTBC의 태블릿PC 관련 보도를 둘러싼 의혹은 손석희가 정권 창출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문재인 정권의 검찰과 법원에서는 어물어물 넘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 구체적인 문제점이 갈수록 더 드러난 만큼 언젠가는 반드시 전면적인 재조사와 수사를 통한 단죄 대상이 될 것이다. 또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소위 별장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이 사건에 자신이 연루됐다고 보도한 JTBC 손석희와 해당 기자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올 3월 형사고소했다. 윤 전 고검장은 “JTBC에서 제가 윤중천과 친분이 있고, 함께 식사하고 골프를 치고, 별장에 출입한 것처럼 보도했으나 저는 윤중천과는 일면식도 없으며 별장의 위치도 전혀 모른다면서 보도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명백히 허위내용이다, JTBC와 기자 등을 상대로 민형사상 조치를 하여 엄중히 그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변희재 황의원의 미디어워치가 제기한 손석희 관련 문제점들이 그 내용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제도권 언론의 외면으로 아는 사람들만 아는 수준에 그쳤다면 KBS 및 경향신문 기자 출신인 김웅 씨가 폭로한 손석희의 민낯은 다수의 국민에게 알려지면서 손석희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날렸다.

손석희가 세월호 침몰사고 3주기 날 밤에 인적이 드문 과천의 으슥한 공터에 차를 몰고 찾아간 이례적 사건과 관련해 본인은 이런저런 변명을 하지만 대다수 국민은 상식적 판단으로 그 이유를 이미 짐작하고 있다. 이 사건을 취재한 김웅을 회유하는 과정에서 손석희가 내뱉은 “X새끼 XX등 거친 욕설들이나 여러 석연찮은 행태는 골수 손석희 빠들을 제외한 다수 시청자들에게 그가 진행하는 JTBC 뉴스룸의 신뢰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손석희는 경찰의 노골적 비호를 받았지만 김웅이 손석희를 폭행 혐의에 이어 무고 혐의로도 추가 고소하면서 손석희를 향한 압박은 더 커질 것이다.

<미디어워치> 이어 김웅 기자 폭로로 드러난 손석희의 민낯들

JTBC의 모체(母體)이자 이병철 삼성 창업자가 창간했다가 홍씨 집안으로 넘어간 중앙일보는 손석희의 일탈과 폭주 때문에 최근 몇 년간 전통적인 주력 독자층인 우파 성향 독자들의 대거 이탈이란 어려움을 경험했다. 중앙일보 안에는 한겨레나 경향신문에서 일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듯한 사람도 눈에 띄지만 이병철이 중앙일보를 만들면서 강조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정신을 존중하는 의식 있는 언론인들도 여전히 적지 않다. 한국 언론의 좌경화와 저질화를 대표하는 손석희의 존재는 시간이 갈수록 중앙일보와 JTBC에 경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기보다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동업자 의식이 조금은 남아있는 언론계에서 다른 언론인의 실명(實名)을 적시해 공개 비판하는 칼럼을 쓰는 것이 썩 내키는 일은 아니다. 손석희와 개인적으로 악연(惡緣)도 없다. 그러나 손석희는 이미 언론인이라기보다는 국가적, 국민적 폐해가 너무 큰 질 나쁜 권력자에 가깝다. 그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을지는 몰라도 신문사나 방송사, 뉴스통신사에서 일정 기간 이상 몸담은 중견 언론인 중에 손석희를 제대로 된 언론인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심지어 좌파 성향 언론사에서 일하더라도 기본적인 훈련을 거친 사람들이라면 그의 종합적 자질에 대해서는 고개를 내젓는 사례를 종종 봤다.

한국 언론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지금처럼 큰 적은 드물었다. 나는 우리 언론의 후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악성 종양또는 암세포가 손석희라고 생각한다. 저런 사람이 10년 이상 한국에서 신뢰받는 언론인’ 1위라는 시사잡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선진국 언론계 종사자들이 안다면 한국 언론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한국인의 판단력과 지력(知力)까지 의심받을 것이다.

한국 언론의 수치인 손석희는 썩어도 너무 썩은 사과. ‘김웅 사건이 불거진 뒤 우리 사회 좌파진영의 노골적인 내로남불 풍토에 의존해 보여준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뻔뻔한 행태와 변명을 감안하면 앞으로 개과천선(改過遷善)의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인다. 너무 늦지 않게 그 썩은 부위를 도려내 경종을 울려야 한국 언론이라는 사과 전체가 썩어문드러져 엉망진창이 되는 최악의 사태라도 막고 새로운 출발을 기약할 수 있다.

권순활 논설주간 ks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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