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사망 두고 또 '조의 강요' 프레임 짜는 親文 언론들..."관변언론 인민재판" 비판커져
이희호 사망 두고 또 '조의 강요' 프레임 짜는 親文 언론들..."관변언론 인민재판" 비판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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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11일 일반 시민 과거 SNS 두고 '막말 논란'으로 논란 생산...'다음' 등 포털서 '여론 재판' 이어져
한 시민, 페이스북서 "2030 남성에게 이희호는 현실적인 적...왜 그들이 이희호에 조의 표해야 하나"
"서울대생 글, 옳냐 그르냐 문제 아냐...관변언론이 이걸 물어서 기사화하고 인민재판 하는 게 심각"
언론 보도 행태, 세월호-광우병 비롯해 지적받아와...'프라이버시권' 침해와 자극성 보도에 반성 없어
"유력 언론들, 보조금 문제로 정치권 눈치 안 볼 수 없어...정권 유리한 보도 잇는 것은 성향 떠나 이어져와"
국내외 언론, 北 조문 가능성 지속 제기...연합뉴스 이어 아사히신문도 "보낼 것" 추측 이어
지난 10일 사망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좌)와 이와 관련한 비판 게시물을 남긴 한 시민에게 '막말'을 했다고 보도한 연합뉴스 기사(우).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우호적 논조를 낸다는 비판을 받는 연합뉴스가, 최근 사망한 이희호 여사를 비판한 ‘수능 만점 서울대생’ 관련 소식을 편파적으로 다룬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조의(弔意) 강요’ 프레임을 짜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11일 “수능 만점 서울대생, 故 이희호 여사에 '막말' 논란”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서울대 학생으로 보이는 한 시민이 지난 4월22일 이 여사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전하며 ‘막말’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시민은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학생으로, 앞선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아 언론 인터뷰까지 받은 이력도 있다고 한다. 인터넷 상에 퍼진 이 시민이 썼다는 글의 원문은 확인되지 않지만, 연합뉴스 보도 뒤 줄줄이 이어진 다른 언론들의 보도에서 이 ‘서울대생‘이 “페미대장 잘뒤져라” “무덤에 묻혀서 ㅇㅇ 속에서 ㅇㅇ 나올 상상 하니간 기분좋네”라 적은 내용이 확인됐다. 연합뉴스의 이 기사는 12일 오전10시 현재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는 가장 많이 읽힌 기사가 돼 있고, 댓글로도 이 학생에 대한 ‘여론 재판’이 이어졌다. 

페이스북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시민의 연합뉴스 보도 비판 게시물.

일부 시민들은 ‘관변언론’이라는 비판을 받는 연합뉴스가 이같은 보도를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다. 한 시민은 12일 페이스북에 “2030 남성들에게 여가부(여성가족부) 창설의 주역인 이희호는 나에게 피해가 오지 않아 주입되는 분노밖에 가질 수 없는 이완용보다 (2030 남성들에) 훨씬 더 현실적인 적”이라며 “왜 그들이 이희호에게 조의를 표해야 하나? 수능 만점맞은 것과 이희호를 욕하는 것이 무슨 연관성을 가지나”라 지적했다. 이어 “사람이 죽었는데 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불과 얼마 전 김종필이 사망했을 때 개소리를 해댔던 인간들이 누구더라”라고도 덧붙였다.

수백여 건의 ‘좋아요’를 받은 다른 시민의 글도 있다. 그는 같은날 페이스북 글에서 “공산당 독재국가인 중국에서조차 개인피드를 저격하는 기사는 없다. A씨(수능 만점 서울대생)가 적은 글의 내용이 옳냐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 건 페이스북 규정에 따라 검열된다”며 “관변언론이 이걸 물어서 기사화하고 인민재판 하는게 매우 심각한 문제이고 지금 이게 대한민국이 흘러가고 있는 방향이다. 수능만점 서울대생이 언제부터 공인이 된 건가”라고 지적했다.

해당 기사를 재생산한 언론사 목록과 12일 오전 10시 다음 연령별 많이 본 뉴스 모습.

언론들의 이같은 보도행태는 과거 여러 차례 지적돼왔다. 언론이 ‘프라이버시권’을 침해하는 보도를 잇는다는 것이다. 한국언론재단의 2003년 연구자료인 「미디어와 프라이버시 연구」에 따르면, 언론(매스미디어)은 ① 범죄피해자와 비극적인 사고를 당한 사람 ② 비탄과 슬픔에 잠긴 사람 ③ 병원 기록물의 압수와 환자의 사진 촬영 ④ 사고 생존자의 가족과 친척 ⑤ 장례식 ⑥ 법정절차에서의 소송당사자와 증인의 신분확인 ⑦ 과거의 범죄기록 ⑧ 청소년의 재판절차 공개 ⑨ 미디어 취재경쟁에서의 은사 보호 ⑩ 집요한 추적과 그에 후속되는 일 등 10가지 사항에서 개인 프라이버시권을 존중해야한다. 그러나 거짓으로 드러난 광우병 사건과 세월호 사고 등을 보도하는 언론들은 오히려 프라이버시권을 자극하는 듯한 행보를 이어왔다는 지적이 커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디어 전문가는 12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수능 만점 서울대생의 과거 언행을 떠나, 추모나 묵념 등 고인에게 예를 표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고 예를 표하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며 “연합뉴스를 비롯한 몇몇 유력 언론들은 보조금 문제로 정치권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정권에 유리한 보도를 잇는 관행은 정부 성향을 떠나 이어져왔다”고 했다. 이 전문가는 또 “어떤 사람들은 추모에 관심이 없다. 추모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남이 어떻게 봐줄 지 생각하는 것 뿐”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 여사가 사망한 뒤 국내외 언론들은 북한의 조문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지속해서 내놓고 있다. 앞선 보도로 사실상 논란을 만든 연합뉴스는 이 여사 사망 다음날(11일) “北, 이희호 여사 별세에 조문단 파견 가능성…DJ 서거 때도 보내(종합)”라는 보도를 크게 내보냈고, 12일에는 일본 아사히신문이 내부 소식통을 인용하며 북한의 조문단 파견 가능성을 거론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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