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충원 포기한 국민연금... 강탈한 세금으로 ‘실습’시킬 직원 뽑나?
전문가 충원 포기한 국민연금... 강탈한 세금으로 ‘실습’시킬 직원 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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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5조원 천문학적 기금 운용... 경력자 채용 어렵자 신입 뽑아 육성하기로
본사 전주 이전과 불합리한 연봉구조 등으로 경력자 근무 꺼려
지난해 34명, 올해만 10명 퇴사...'전문성' 문제 제기 필연
국민 노후 위해 국민연금을 정치로부터 독립시켜 철저히 재무적으로만 접근해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해외투자 확대를 공언하며, 5년 내 해외투자 50%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력자만 채용하던 기금 운용직책에 신입을 뽑아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전라북도 전주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로 발생한 고질적인 인력 이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나온 현상이다.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10일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연금은 최고의 전문가들이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며 어디까지나 재무적 투자자 역할에 중점을 둬야한다”며 “기금운용 조직들을 분리시키고 쪼개서 복수의 운용단체로 만든 뒤 (신입 직원이 아니고) 최고의 전문가들이 서로 경쟁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기금운용 운용지원실 업무로 ‘기금운용 전문인력 양성’을 새롭게 추가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내용에 따라 기금본부 운영규정도 바뀌게 됐다. 이미 정부는 지난 1월 기금운용 전문인력 양성을 명시한 국민연금법 조항을 신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신설 조항들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의 전문성 약화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재고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5월 정부도 정부의 자산운용평가에서 국민연금기금을 처음으로 ‘보통’ 등급으로 평가했다. 이는 6개 등급 중 사실상 최하위이자 정부 휘하의 수십 개 기금 중에서도 최하위인 평가이다.

29일 기획재정부 기금평가단은 이런 내용이 담긴 ‘2019년 기금평가 결과’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기금평가단이 구체적으로 국민연금에 개선을 요구한 것은 ‘의사결정체계의 전문성 부족’과 ‘전문인력 관리 미흡’이었다.

우선 국민연금은 세계 5대 연기금 중 유일하게 정부 입김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자산규모 기준 세계 5대 연기금을 대상으로 지배구조와 의결권 행사 방식 등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만 정부(보건복지부)에 소속돼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독립성’ 여부 문제는 구조적 차원이기에 해결이 녹록치 않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민연금 의결권을 5% 이내로 제한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지난해 1월 발의했으나 이 법은 현재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에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다음으로 전문가들은 기금운용의 ‘전문성’만큼은 ‘독립성’ 문제에 비해 보완 대책 마련과 추진이 수월한 편이라고 말해왔다. 첫째로는 전주로 이전한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경력자로 채용해야할 기금운용 담당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다. 그러나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해 국민연금공단을 지난 2015년 전북혁신도시(전주)로 이전시킨 정부는 최근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제협력센터도 전주로 이전하기로 확정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연금은 지난해 직원 34명이 퇴사한 데 이어 올해 10명이나 퇴사한 문제를 경력직 충원 대신 신입 충원으로 땜질하려는 것이다. 더구나 국민연금 직원들의 연봉 결정 권한을 틀어쥔 정부는 전주로 이전한 지 약 2년 만에 64명에 달하는 인재들이 퇴사한 문제에 대한 이번 국민연금의 채용규정 신설을 수수방관하고 있다. 관리당국은 물론이거니와 세금을 강탈해 운영하는 국민연금이 나랏돈으로 직원을 실습시키겠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국민연금 운용을 정치로부터 최대한 멀리 둘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전주 제3 금융 중심지’ 프로젝트와 내년 21대 총선에서 전주병 선거구로 출마하려는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의 입김을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힘을 얻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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