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핵 탑재가 가능한 한반도 전용 미사일' 전개 가능성 배제 못해
펜 앤드 마이크 조선중앙TV 보도 내용 오디오와 텍스트로 단독 게재
러시아제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발사체 공중으로 치솟아
유엔안보리 결의안 정면 위반...국제사회와 한국에 대한 명백한 도발
'일체의 적대행위' 중지 합의한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도 위반
청와대 현재 침묵...文대통령, 어떤 입장 표명도 없이 어린이 행사만 진행
軍, 전날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했다가 40여분만에 "발사체"로 수정
황교안 "정부가 북한의 도발 위협 축소한 것 아닌지 철저히 따져봐야 해"
"文정권이 국민 속이고 대한민국 무방비로 만든 것이라면, 법정에 세워야"

북한이 4일 동해상에서 탄도미사일 발사가 포함된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한데 이어 5일에는 관영 매체를 총동원해 20여장의 사진을  공개하며 대내외에 무력을 과시했다.

북한 언론들은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가 발사됐다고 보도했는데 군사전문가들은 이 '전술유도무기'가  러시아제 이스칸데르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정부와 군 당국은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은 러시아제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발사체가 공중으로 화염을 뿜으며 치솟는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이 4일 오전 강원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과 300밀리 방사포 등을 동원한 사격 훈련을 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4일 오전 강원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과 300밀리 방사포 등을 동원한 사격 훈련을 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신원식 전 합찹의장은 펜 앤드 마이크와 인터뷰에서 "이는 매우 중대한 도발"이라고 평가하고 "방어형인 국방체계를 공격형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되는 불가피한 상황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 언론이 공개한 사진으로 볼 때 북한이 한반도 전용이며 핵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을 전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이면서도 다양한 비행궤도와 최종단계에 진입 각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가 가능해 사드(THAAD) 등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중앙TV는 동해상에서 4일 실시한 화력타격훈련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가해 직접 사격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최고령도자가 직접 지휘한 훈련이라는 것이다. 

조선중앙TV는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화력타격 순차와 방법을 정해주시고 사격명령을 내리셨다”면서 "강력한 힘에 의해서만 진정한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고 담보된다는 철리를 명심하고 어떤 세력들의 위협과 침략으로부터도 나라의 정치적 자주권과 경제적 자립을 고수하고 혁명의 전취물과 인민의 안전을 보위할 수 있게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면서 전투력 강화를 위한 투쟁을 더욱 줄기차게 벌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셨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합의한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는 물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는 북한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행위의 중단을 요구하고 모든 무기체계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북한 매체들이 관련 사진을  공개한 이후 어떤 입장 발표도 없이 침묵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어린이 청와대 초청 행사를 진행했다. 청와대는 전날에도 북한의 발사체 발사 직후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여는 대신 관련 부처 장관회의를 연 것이 전부였다.

이에 대해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이 문재인 본인의 생각과 달리 미사일을 발사해 버리자 그는 아예 가타부타 말이 없이 도망을 가버렸다"며 "이런 자를 지도자로 두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의 비극"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처음엔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했다가 40여분만에 "단거리 발사체"라고 수정했다. 5일에는 북한 매체들이 자체 공개한 사진들을 본 군사 전문가들이 "러시아 식(式)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보인다"고 했으나, 이날 오후 군은 거듭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며 입장을 유보했다.

이에 대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정부가 북한의 도발 위협을 축소한 것은 아닌지 철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어린애가 새총을 쏜 것도 아니고, 어떻게 군에서 발사체라는 말을 사용할 수가 있나.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방사포와 탄도미사일을 섞어 발사한 전례도 있는 만큼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 있지 않나 의심한다"며 "이게 사실이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전면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가짜평화를 앞세워 국민을 속이고 대한민국을 북한의 위력 앞에 무방비 상태로 만들었다면 향후에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책임자를 역사의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에서 "국민의 안보를 챙기고 진실을 알리는 것보다, 당장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는 것이 더 급했느냐"며 "대화를 구걸하는 굴종적 자세로 우리가 얻는 것은 어제와 같은 미사일 도발 뿐"이라고 했다. 같은 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북 정책을 전면 수정하고 총체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그 시작은 외교, 안보라인에 책임을 묻고 전면 교체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펜앤드마이크가 입수한 조선중앙TV 보도 내용 녹취록 전문이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화력타격 순차와 방법을 정해주시고 사격명령을 내리시었습니다. 천둥 같은 폭음이 터지고 번개 같은 섬광속에 시뻘건 불줄기들이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랐습니다. 그 어떤 세력이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 우리의 생존권을 해치려 든다면 추호의 용납도 없이 즉시적인 반격을 가할 영웅적 조선인민군의 결연한 의지를 과시하는 훈련은 가슴 후련하게 끝났습니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인민군대가 현대적인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들과 전술 유도무기 운영을 정말 잘한다고 모두가 명포수들이라고  현대적인 무기체계에 정통하고 훈련을 강도높게 진행한 결과 그 어떤 정황에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임무수행능력을 갖추었다고 치하하시면서 예고없이 불의에 조직한 화력타격훈련이  성과적으로 진행된데 대하여 높이 평가 하시었습니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언제 어느 시각에 명령이 하달되어도 즉시 전투에 진입할 수 있게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는 전연과 동부전선 방어부대들의 신속반응 능력에 대하여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면서 인민군대의 작전전투훈련을 개선강화해 나가는데서 나서는 강령적인 가르치심을 주시었습니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전체 인민군 장병들이 강력한 힘에 의해서만 진정한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고 담보된다는 철리를 명심하고 그 어떤 세력들의  위협과 침략으로부터도 나라의 정치적 자주권과 경제적 자립을 고수하고 혁명의 전취물과 인민의 안전을 보위할 수 있게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면서 전투력 강화를 위한 투쟁을 더욱 줄기차게 벌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시었습니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당의 부름에 무한히 충실한 인민군대가 자기의 전투력을 끊임없이 강화하여 주체의 혁명위업과 사회주의의 승리적 전제를 불패의 국력으로 확고히 담보해 나가리라는 굳은 확신을 표명하시었습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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