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양승태 공소장서 박근혜 前대통령 내용 삭제
檢, 양승태 공소장서 박근혜 前대통령 내용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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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지난 15일 박 前대통령 부분 34곳 지적하며 "불필요"
변호인 "검찰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공소 기각해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연합뉴스 제공]
양승태 전 대법원장 [연합뉴스 제공]

검찰이 이른바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언급된 부분을 대부분 삭제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법원이 지난 15일 양 전 대법원장에 부정적 선입견을 갖게 할 수 있는 불필요한 내용인 박 전 대통령 관련 내용 등 공소장 34군데를 불필요한 내용이라고 지적하며 수정·삭제를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검찰이 위법한 공소장을 썼다는 걸 인정한 것”이라며 “공소 기각(검찰 패소) 판결을 해야 한다”고 나섰다.

양 전 대법원장 공소장은 재판부에 유죄 심증을 주지 않도록 범죄 혐의와 직접 관련 있는 내용만 간략히 담아야 한다는 ‘공소장 일본주의’(公訴狀 一本主義) 원칙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검찰이 지난 2월 양 전 대법원장을 기소하면서 제출한 공소장은 이례적으로 긴 296쪽이다. 검찰은 당시 공소장 상당 부분을 이른바 ‘재판 거래’에 할애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그의 역점 사업인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청와대의 의중에 맞춰 재판에 개입했다는 내용 등이다.

검찰은 일제 강제징용 사건이 2013년 대법원에 재상고됐다가 5년 넘게 선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의 내용을 공소장에 담았다.

그런데 검찰은 지난 10일 이를 포함해 공소장에서 박 전 대통령이 언급된 부분을 거의 다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 측은 "검찰이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했기 때문에 재판을 더 할 것도 없이 재판부가 공소 기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재판부가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가기 전에 지엽적인 문제들을 정리하자는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의 채명성 변호사는 "검찰이 명백히 형사소송법상 공소장 일본주의를 무시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로 이러한 탈법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으나 제대로 제지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공소 기각을 통해 탈법적 관행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30일 재판에서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발표할 전망이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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