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패싱' 4黨 선거제 등 패스트트랙 의총 줄줄이…한국당은 저지에 '총력'
'제1야당 패싱' 4黨 선거제 등 패스트트랙 의총 줄줄이…한국당은 저지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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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올릴 법안들 민주-민평-정의 3黨 무난히, 바른미래까지 표결강행끝 추인
바른미래 이언주 탈당 등 바른정당계 원심력 커질듯…사개특위 내 오신환 선택도 변수
한국당, 대책회의-긴급의총 열고 "文이 기획한 '의회민주주의 파괴', 국민주권 침탈 시작"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원내지도부(왼쪽)가 잠정 합의한 선거제도 변경안-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검경수사권 조정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강행 여부를 확정짓기 위한 각당 의원총회가 4월23일 줄줄이 열리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오른쪽)은 패스트트랙 저지 대책회의와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공수처법 날치기 즉각 중단하라" "국회의원수 270석 비례대표제 폐지" 등을 촉구하며 4당 규탄 퍼포먼스를 벌였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원내지도부가 잠정 합의한 선거제도 변경안-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검경수사권 조정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강행 여부를 확정짓기 위한 각당 의원총회가 23일 줄줄이 열렸다.

반면 '선거 룰 변경' 논의에서 배제당한 114석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저지 대책회의' 및 긴급 의총을 열어 대응책 마련에 주력했다.

4당은 이날 오전 10시 일제히 국회 본관에서 의총을 열었다. 민주당은 재적의원 128명 중 85명이 참석한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추인했다. 별다른 반대 의견이 제시되지 않아 "만장일치"라고 민주당은 대외적으로 알리고 있다.

14석 민평당, 6석의 정의당도 각당의 의총에서 합의안을 무난하게 추인했다. 앞서 4당 원내대표는 전날(22일) 합의문에서 선거제 변경안과 공수처-수사권조정 법안들을 이달 25일까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책임지고" 패스트트랙에 올리자고 약속했음을 밝힌 바 있다.

4월23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는 선거제 변경-정권 관심법안 패스트트랙 당론 추인작업을 무난히 마치고 미세먼지 등 재해대책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관련 설명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다.(사진=한기호 기자) 

이에 따라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변수'로 떠올랐지만 김관영 원내지도부는 추인 강행으로 결론지었다. 처음부터 옛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10여명이 선거제 자체를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것에 반대하는 데다, 공수처의 기소권을 일부 제한한 합의안에 '양보를 너무 많이 했다'는 비판도 제기돼 추인 작업이 쉽지 않았다.

당헌당규상 '당론 추인'의 문제는 "재적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정해야 한다는 바른정당계의 해석과, '의총 의결'의 문제이므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면 된다는 옛 국민의당계 주장이 맞부딪혔다. 의총은 당일 오전 시작됐다가 오후 2시무렵 '표결 과반수 찬성에 의한 당론 추인'으로 결론났지만, 당에 심각한 내상을 줄 전망이다.

재적의원 29인 중 4인 당원권 정지-2인 불참으로 23인만 참석한 가운데 12인 찬성-11인 반대로 간신히 '찬성 과반'이란 결론을 원내지도부는 대외에 알렸지만, 당론 추인을 편법으로 했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런 표결 결과가 알려진 뒤 1시간도 안 돼, 국민의당계 출신이지만 3법 패스트트랙에 가장 강경하게 반대해 온 이언주 의원이 "(지도부가 내게 내린) 당원권 정지는 꼼수"라며 탈당을 선언하기까지 했다.

논란된 3법이 패스트트랙을 타려면 각각 18명인 정개특위, 사개특위에서 재적 위원 5분의 3(11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한국당을 제외한 4당 위원 수는 정개특위에서 12명(민주 8·바른미래 2·민평 1·정의 1), 사개특위에선 11명(민주 8·바른미래 2·민평 1명)이어서 4당 모두 만장일치 합의를 이뤘다는 전제 하에 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다만 공수처법-수사권조정안 소관 상임위인 사개특위 바른미래당 위원 2명은 오신환·권은희 의원으로, 바른정당계 출신 오신환 의원은 반대 입장이 명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사개특위에서의 패스트트랙이 불발되면 민주당 쪽에 다소 불리해질 수 있는 선거법 소관 정개특위에서의 '4당 단일대오'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3월20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왼쪽부터) 오신환 의원과 김관영 원내대표가 서로 굳은 표정으로 대화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 본회의 상정까지 최장 330일(상임위 180일-법제사법위 90일-본회의 부의 60일)이 걸린다. 상임위별 안건 조정제도, 국회의장 직권 본회의 부의 시간 단축 등 수단을 이용하면 240~270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논의가 길어질수록 각 정당별 셈법이 다른 해당 법안들이 국회 본회의 표결로 이어지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역대 어느 국회에서도 '선거 룰 변경'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를 이루지 않은 채 강행 처리한 사례가 없다는 점도 4당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4당은 한국당 협조를 원한다는 취지에서 "신속처리안건 지정 후 즉시 한국당과 성실히 협상에 임한다" 등 단서를 합의문에 남겨뒀으나, 한국당은 "애초 협의를 하고자 했으면 패스트트랙 추진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기만"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아울러 "의회민주주의에 조종(弔鐘)을 울렸다"고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패스트트랙 저지 대책회의에 이어 참석한 긴급 의총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태워지는 순간 민주주의 생명은 270일 시한부가 된다. 민주주의 붕괴 270일 카운트다운이 된다"며 "의회 민주주의의 사망선고이고, 삼권분립이 해체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기획하고, 여당과 일부 야당이 실천에 옮기는 '의회민주주의의 파괴'가 시작됐다", "무한권력 대통령, 지리멸렬한 국회의 최종 배후는 바로 문 대통령"이라고 청와대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그는 거듭 4당의 선거제 변경 강행을 "국민주권에 반하고, 국민주권이 침탈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한국당이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의원정수를 270석으로 줄이는 안을 내놨는데 왜 논의를 하지 않나"라며 "이유는 딱 하나다. 좌파연합세력이 내년 선거에서 절대 과반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수처 법안과 관련해서도 "핵심은 판사·검사·경무관급 이상 경찰을 수사할 때 공수처에 기소권을 준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청와대가 마음대로 법원·검찰·경찰에 대한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라며 "청와대에 공수처라는 또 하나의 칼을 줄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4월23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긴급 의원총회에 황교안 당대표가 대구 민생일정을 취소하고 참석해 공개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한기호 기자) 

황교안 당대표 역시 당일 예정됐던 대구 민생대장정 일정을 취소하고 의총에 참석했다. 

그는 "총선용 악법 야합(野合)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보면 참담한 심정"이라며 "민생 현장에서는 '제발 국회가 일을 해달라'고 하는데, 누구보다 민생을 챙겨야 할 정부·여다잉 민생과는 상관없는 패스트트랙 악법으로 국회를 마비시키니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에게 '여당 자격이 없다'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오는 27일 토요일을 기해 2주 연속 주말 대규모 장외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바른미래당까지 4당 지도부가 3법 패스트트랙 강행 당론을 추인했다고 발표하자, 이만희 원내대변인-김현아 원내대변인-전희경 대변인을 통해 연달아 규탄 논평을 냈다. 오후 3시쯤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연 데 이어, 비상의원총회를 추가로 개최해 25일 2개 특위에서 이뤄질 패스스트랙 강행 저지 방안 등 논의에 나섰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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