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피 파이오니어호가 부산 감천항 한 수리조선소 안벽에 계류돼 있다. 이 선박은 지난해 10월부터 출항이 보류된 상태다. 한국 국적 선박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출항이 보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연합뉴스).
3일 오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피 파이오니어호가 부산 감천항 한 수리조선소 안벽에 계류돼 있다. 이 선박은 지난해 10월부터 출항이 보류된 상태다. 한국 국적 선박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출항이 보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연합뉴스).

북한과 불법 환적 혐의로 한국 국적 선박이 억류된 것과 관련해 한국정부가 더욱 철저하게 대북제재를 이행해야 한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강조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일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이날 RFA에 한국과 연관돼 벌어지는 각종 불법 환적 행위에 대해 한국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추적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 환적이 의심되는 한국 선박에 대한 초기 정보가 미국 정보당국으로부터 나온 뒤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며 “자국 영해상에서 벌어지는 선박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것은 한국 정부의 기본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스탠튼 변호사는 “일반에 공개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도 선박들의 위치 추적이 쉽게 가능한데도 지난해 한국 내 항구로 북한산 석탄이 반입한 사실이나 이번에 억류된 한국 선박에 대해 한국 정부가 먼저 인지하지 못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정부가 대북제재에 대한 의무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스탠튼 변호사는 지난해부터 남북 대화가 시작되면서 한국정부가 철도·도로 연결사업이나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대한 제재 면제를 원하는 것이 대북제재를 통한 최대 압박 캠페인을 이어가려는 미국 행정부와 궤를 달리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민간연구기관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매튜 하 연구원은 이날 RFA에 한국정부가 자국의 선박을 억류하고 조사에 들어간 것은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하 연구원은 “한국 선박 억류는 한국정부가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대북제재를 강력히 이행해서 북한을 다시 협상장으로 돌아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억류한 선박에 대한 사실을 6개월이 지나서야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자의적으로 평가하지는 않겠다”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인권이나 불법 환적과 같이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리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불법 환적 행위에 대해서 미국이 먼저 한국정부에 정보를 주면서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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