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vs노동당 갈등' 속 메이 총리, 노동당 코빈 대표에 대화 제의
정치권 합의에 따라 '무늬만 브렉시트'로 변질될 가능성도
합의 시 하원 승인 거쳐 10일 EU 정상회의에 제시 예정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일(현지시간) 브렉시트 시점에 대한 추가적인 연기를 유럽연합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전날 브렉시트 대안을 놓고 영국 하원서 열린 '의향투표'에서 주요 핵심 사항들에 대한 정치권의 합의를 끝내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메이 총리는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서 모두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EU 관세동맹 잔류와 단일시장과의 긴밀한 관계 유지 등을 주장, 양측의 입장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치권 합의에서의 난항이 지속되자 결국 메이 총리는 이날 코빈 대표에 대화를 제의했다. 이에 메이 총리가 관세동맹 및 단일시장과 관련한 기존 한계선에 변화를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메이 총리는 코빈 대표와의 합의안이 의회 승인을 거치면 오는 10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이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브렉시트 연기를 결정하면서도 가능한 한 단기 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오는 5월 22일 이전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 짓고,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지금은 모두에게 매우 힘든 시간"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영국 국민이 결정한 것을 전달하기 위한 타협점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국익을 위해서 나라가 단결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만 노동당과의 합의 내용에 따라 영국 보수당 측에선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잔류할 경우, 제3국과 자유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없다며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단일시장에 잔류하게 된다면, 최근 난민 사태로 곤욕을 겪고 있는 영국이 EU 회원국 주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야 하며, EU 분담금 기여 또한 감당해야 한다.

이는 무늬만 브렉시트일 뿐,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정치권에서의 합의안이 이미 세 차례나 부결된 상황에서 앞으로도 대안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노딜 브렉시트로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 EU측의 노딜 선언도 배제할 수 없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브렉시트 연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EU 정상회의는 4월 10일로 예정되어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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