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당, '민노총 조합원 100% 투표로 단일화' 요구…정의당 "우리가 더 간절한데, 진정성 있나"
민중당 완주시 3자구도로 2당 단일후보와 표 갈려…민주-정의 공동선거대책본부까지 꾸리기로

내달 3일 치러지는 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더불어정의당' 후보단일화가 성사된 가운데, '통진당 2기' 격인 민중당 측 후보가 "단일화는 없다"고 선언해 완주 여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손석형 민중당 후보 측은 권민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완주를 포기하고 여영국 정의당 후보에게 단일후보를 양보한 25일 "민주노동당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촛불시민·노동자·진보단체가 지지하는 손석형 후보만이 자유한국당을 심판할 수 있다"며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통 큰 양보'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4.3 경남 창원시 성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기윤(자유한국당)·이재환(바른미래당)·여영국(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손석형(민중당)·진순정(대한애국당)·김종서(무소속·기호순) 후보.(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여영국 후보는 26일 오전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중당 측이 (100%) '민주노총 조합원 투표'로 단일화하자고 하는데 우리가 참 받기 어려운 안"이라며 "아무래도 이 자리를 채울 간절함은 저희들이 (노회찬 전 의원 사망으로) 더 크기 때문에 저희들은 그러면 여론조사 50%, 민주노총 조합원 투표 50% 이렇게 제시를 했는데 민중당 측에서는 '여론조사는 1%도 받을 수가 없다'고 한다. 말로는 단일화를 하자고 주장하는데 이게 참 진정성이 있는가, 이런 생각도 좀 많이 했지만 어쨌든 마지막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대규모 산업단지가 있는 창원성산 유권자 중엔 민주노총 조합원이 적지 않고, 이 중 상당수는 민중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후보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노당 후신인 통합진보당(2014년 12월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 추구' 등 이유로 해산) 후보로 출마해 43.83%를 득표했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1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손 후보가 선전할 경우 민주·정의당 후보단일화 이후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유리하고 여 후보에게는 불리한 구도가 될 수 있다.

'더불어정의당' 단일화는 두 당이 공동선거대책본부를 꾸리는 방향으로까지 전개될 전망이다. 여 후보 선대본부의 노창섭 상임선거대책본부장은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공동선거대책본부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쯤에는 공동선대본부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27일 말했다.

권민호 전 민주당 후보는 여 후보를 열심히 돕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그는 지난 24∼25일 진행한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여 후보에게 패한 뒤 단일화 약속에 따라 곧바로 후보직을 사퇴했다.

권 전 후보는 27일 연합뉴스에 "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인 여 후보가 당선되도록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면서, 여 후보와 전화통화를 했다는 점도 거론하며 "'무엇이든 필요하면 요구하라. 진심으로 능력껏 돕겠다'고 여 후보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전례없는 집권여당과 무늬만 야당의 야합'이라는 한국당 측의 질타에 관해서는 "촛불혁명을 부정하고 현 정부의 국정 운영을 사사건건 훼방 놓은 한국당이 단일화를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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