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 특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은 증거 불충분"
"증거 부재는 비록 확정적이지는 않으나, 트럼프가 위법 행위를 저지를 특별한 목적이 없었음과 연관돼 있다”
트럼프 "가장 터무니없었던 일"...민주당 "무죄 입증 없이 공개"
미국 로버트 뮬러 특검팀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 또는 그의 캠프 측이 러시아와 공모한 사실을 찾지 못했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24일(현지시간) 나타났다. 윌리엄 바 미 법무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사건을 방해했다는 '사법 방해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면서도 "비록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법 행위를 저지를 특별한 목적이 없었음과 연관돼 있다"며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결백에 손을 들어주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이날 하원 법사위에 제출한 특검의 수사결과가 요약된 4페이지 분량의 편지에 따르면 “특검팀의 수사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와 연계된 개인들로부터 트럼프 캠프 측을 돕기 위한 많은 제안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캠프 또는 이와 관련된 어떠한 인사도 2016년 미국의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러시아와 공모하거나 협력했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바 법무장관은 “뮬러 특검팀의 조사 결과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 노력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며 “첫째는 러시아의 IRA(the Internet Research Agency)가 대선을 교란할 목적으로 미국 내에서 사회적 불협화음을 만들 수 있는 허위 정보를 퍼뜨리거나 SNS를 이용한 것이며 이에 대해 뮬러 특검 측은 어떠한 미국인 또는 트럼프 대선 관계자가 러시아의 IRA와 공모하거나 협조했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범죄행위에 연루된 러시아인들이나 단체는 상당수가 이미 기소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둘째는 러시아 정부가 지난 대선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정보를 획득하거나 유포하기 위해 컴퓨터를 해킹한 사실”이라며 “특검팀은 러시아 정부 요원들이 컴퓨터 해킹에 성공해 클린턴 대선 캠프 측이나 민주당 기관들과 연계된 개인들의 이메일을 획득한 후 위키리크와 같은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이를 공공연하게 유포했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뮬러 특검 측은 상당수의 러시아 군관계자를 미국의 컴퓨터 해킹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 법무장관은 “그러나 앞서 밝혔듯 특검 측은 비록 러시아와 연계된 개인들이 트럼프 대선 캠프 측을 돕겠다며 많은 제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선 캠프 또는 이와 연관된 어떤 사람들도 러시아 정부와 공모하거나 협력했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철저한 사실 조사 후에 뮬러 특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했기 때문에 기소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 장관은 “특검 팀은 트럼프 캠프의 사법 방해 혐의와 관련해 ‘이쪽 또는 저쪽’으로 결론을 내지 않았다”며 “특검 팀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과 의도가 사법 방해로 간주될 수 있는지를 ‘어려운 법적 문제’로 보았으며 양쪽 측면의 증거를 모두 미해결 상태로 남겨두었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은 이에 대해 ‘이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결론을 내리지 않지만 그의 무죄를 증명하지도 않는다’고 적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검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행위가 범죄행위인지 여부에 대한 법률적 결론은 법무부장관인 자신에게 남겨뒀다”며 “특검 팀의 최종 보고서를 검토한 후에 나와 로드 로즈슨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특검팀의 조사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 행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과 관련된 어떠한 중요한 범죄행위에 관계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으며 이러한 증거의 부재는 비록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 행위를 저지를 특별한 목적이 없었음과도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즉 일반적으로 사법 방해 행위를 확증하기 위해서는 부패한 의도를 지닌 한 개인이 심리 중이거나 완결된 소송에 대해 방해 행위에 가담한다는 것을 정부는 충분히 증명할 필요가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에는 그러한 사법 방해 행위가 목격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한편 바 장관은 이날 편지에서 “뮬러 특검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와 그와 연관된 다른 사람들이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할 목적으로 러시아 정부와 공모했는지 여부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했다”며 “특검팀은 거의 40명의 FBI 요원들과 포렌식 전문가들 및 다른 전문가들로 이뤄진 팀이 보조하는 19명의 변호사들이 이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했으며, 수사 시간 동안 2800건이 넘는 소환장과 거의 500건에 달하는 수색 영장을 발부했으며, 230건 이상의 통화 기록을 확보했고 약 50건의 전화 기록을 조사했으며, 타국에 13건의 증거 확인을 요청했고, 약 500명에 이르는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특검보고서의 요약본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후 트위터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어떠한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며 “완전하고 전면적인 무죄 입증”이라고 강조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특검은 어떤 공모도 어떤 사법 방해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바 법무부 장관과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더 나아가 어떤 사법 방해도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대법원까지 갈 것”이라며 특검 자료의 전면적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향후 대대적인 정치 쟁점화를 이어갈 기세라 향후 대선 정국에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뮬러 특검의 조사가 종료됨에 따라 대통령의 판단과 권력에 대한 더욱 극심한 정쟁의 문의 열렸다”고 지적했다.
앞서 뮬러 특검팀은 지난 22일 바 법무부 장관에게 지난 22개월간 조사해온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수사 결과 보고서를 제출했다. 바 법무부 장관은 주말 동안 보고서의 공개 범위에 대해 검토 작업을 벌여왔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