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군소3당 비례대표 확대 선거법 패스트트랙 일단 불발…한국당 "비례제 폐지" 대안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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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정치사회부 기자(경력직)

  • 최초승인 2019.03.15 20:01:58
  • 최종수정 2019.03.15 20:0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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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개특위 "15일 패스트트랙 약속 지키기 어렵게 됐다"…추후 진척도 어려울 듯
4당, 중앙선관위 선거구 획정안 제출시한인 15일 선거법 단일안조차 못 만들어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내 중진들 패스트트랙 반발, 무소속 반발 의원도 있어
한국당 비상의총서 바른미래 등에 "與의 공수처법 들러리, 2중대 되지 말아달라"
오후 중 한국당 의원정수 10% 축소 및 비례대표제 폐지 선거법 당론발의도

자유한국당을 뺀 더불어민주당 등 4당이 선거 룰은 여야 만장일치 합의로 통과시키는 관례까지 무시하고 비례대표 비중 확대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15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에 올릴 예정이었으나 불발됐다. 한국당은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의원정수를 270명으로 줄이자는 선거법 대안을 당론발의하면서 맞불을 놨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거제 변경법안에 관해 "15일 패스트트랙을 하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앞서 심상정 위원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이날까지 여야 단일안을 마련해 패스트트랙을 확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런데 4당 내에서도 합의를 못 이룬 데 따라 일정 연기를 선언한 것이다.

4당은 현재까지 ▲의원정수 300석 고정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추진 ▲초과 의석이 나오지 않는 선거법 설계 ▲석패율제 도입 등 5가지 방향에 뜻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당초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가장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내부에서 잡음이 커져 4당 공조가 흔들리는 양상이다. 

국회선진화법(2012년 개정 국회법)에 따르면 패스트트랙은 어떤 입법안의 소관 상임위원회 내 표결을 통해 5분의3 이상의 위원들이 찬성하면 이뤄지며, 최장 330일이 경과할 때까지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본회의에 강제로 상정되도록 하는 제도다.

330일 경과 기준으로는 이날까지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려야 2020년 제21대 총선 전 선거구 획정 시한에 맞춰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게 4당의 계산이었다. 다만 일각에선 아직 국회의장 직권으로 상정 시점을 최대 60일 앞당길 수 있다는 예외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지난 3월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농촌 지역구 줄이는 패스트트랙 반대' 1인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러나 4당은 당초 '3월10일 단일안 합의→15일 패스트트랙 처리'로 뜻을 모으고도, 이날까지 단일안 합의 단계에조차 이르지 못해 불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선거법과 연계 처리키로 한 여당 관심법안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공수처법), 경찰에 수사권을 이양하는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는 부분 등을 놓고 군소 3당과 민주당 사이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것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바른미래당은 14일 심야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 합의를 시도했지만 정병국·지상욱 등 옛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민주당이 원하는 패스트트랙에 절대 반대한다", "패스트트랙 법안 패키지 처리는 안된다"고 해 무산됐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강행 방침을 드러내면서도 "패스트트랙에 대해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있었다"고 인정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에는 4당 공조 결렬 가능성도 내비쳤다. "저희가 100% 연동형 비례제를 주장해왔는데 어제 의총을 통해서 의원정수를 300명으로 고정시켜 놓는 한 100% 연동형은 불가능하다는 것에 공감했다"고 했다.

호남 지역이 지지기반인 민주평화당에서도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으로 확정할 경우 호남 지역 의석수가 줄어든다는 우려 때문에 유성엽 의원 등이 패스트트랙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옛 국민의당 출신인 호남권의 이용호 무소속 의원도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농어촌 지역구 축소를 야기하는 패스트트랙에 반대한다는 1인 피켓시위를 벌인 바 있다. 

자유한국당이 3월15일 오전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등 4당의 '합의제 무시'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 강행 시도 움직임에 반발하는 규탄집회를 했다.(사진=연합뉴스) 

한국당에서는 군소 야당을 상대로 '패스트트랙 저지' 설득 노력에 나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비상의총에서 "여당과, 여당에 동조하는 여권성 야당들이 국민 밥그릇 챙기는 데는 관심이 없고 자기들 밥그릇 챙기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4당을 질타했다.

또한 "여당이 지금 이것을 왜 하려고 하느냐면, 공수처법을 처리하려는 것이다. 결국은 대통령이 또 다른 권력기관을 만들어서 모든 권력기관을 공수처로 장악하겠다는 것"이라며 여당은 공수처법을 처리하고 선거법이 잘되면 본인들의 2중대 정당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으로서는 별로 얻을 것이 없다. 완전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후퇴하겠다는 것인데 바른미래당 의원들에게 용기를 내달라고 촉구한다"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거듭 "선거법을 패스트트랙 태우겠다는 것은 여당 공수처법에 들러리를 서겠다는 것"이라며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양식을 믿는다"고 호소했다.

한국당은 또 이날 현행 300명인 국회의원 정수를 270명으로 줄이고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한국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1963년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후 여러차례 제도 변화가 있었으나 비례대표제의 장점보다 폐단이 더 심하게 나타났다"며 "현재 고정명부식 비례대표제는 유권자의 선택권을 제약해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할 뿐 아니라 직접선거 원칙에 반할 우려가 크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비례대표 후보자 선정과정에서 투명성, 합리성, 공정성 등에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고 특히 후보자 선정에 청와대나 당 대표의 자의적인 의사가 개입해 적지 않은 폐단이 반복돼 왔다"며 "이는 정당의 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헌법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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