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전문성 전혀 없는 방송기자 출신 한정원 前 靑행정관, 퇴직 직후 민간 메리츠금융지주 상무로 자리 옴겨
'청와대 근무' 특정 인사 위해 필요 없는 자리 만들었다는 논란도 있어
한국당 "前정권 인사 찍어내고 정부여당 인사 꽂아주는 작태에 할 말 잃었다"

한정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한정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금융기관 근무 경력이 없는 방송기자 출신 청와대 행정관이 퇴직 후 민간 금융사 임원(상무)으로 자리를 옮겨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11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월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 등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최근 한정원(39)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3급 상당)을 영입했다.

한정원 전 행정관은 메리츠금융지주가 신설한 브랜드전략본부장을 맡아 금융지주·종금증권·화재해상보험 등 3개사의 브랜드 전략을 담당할 예정이다. 계약기간은 2019년 3월 1일부터 2022년 2월 28일까지다.

메리츠금융지주 내에서는 한 전 행정관의 임원 영입이 전례가 거의 없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 성격이 비슷한 홍보업무 중역들 나이가 대부분 한 전 행정관보다 5~10세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정 인사를 위해 필요 없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논란도 있다. 실제로 메리츠금융지주는 한 전 행정관을 위해 전에 없던 브랜드전략본부장 직책을 새로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한 전 행정관 영입을 두고 내부에서도 여러 말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공직자윤리위는 "업무 연관성이 없다"며 한 전 행정관에 대한 취업 심사를 승인했다.

SBS 기자 출신인 한 전 행정관은 지난 2017년 3월 문재인 대선 캠프를 출입하면서 현 정권 관계자들과 친분을 쌓았다. 당시 그는 "국정원이 헌재 재판관을 사찰했다"는 폭로성 기사를 보도했다. 그 영향 때문인지 대선이 끝나자 청와대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언론계에선 "정권에 유리한 기사를 쓴 것에 대한 보은성 인사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김현아 원내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이게 나라냐"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금융기관 근무 경력이 전혀 없는 기자 출신의 여성 행정관이 억대 연봉을 보장받는 유력 금융기관의 상무로 영전했다"며 "청와대의 자기 식구 챙겨주기가 도를 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한쪽에선 전 정권 인사 찍어내고 다른 곳에선 정부여당 인사 꽂아주는 작태에 할 말을 잃었다"며 "일자리 잡기가 요원한 청년은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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