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北, 빠른 시간 내 재조립...사실상 동창리 발사장 그 어떤 것도 해체한 적 없다”

지난 3월 2일과 6일 각각 촬영한 북한 동창리 발사장 위성사진. 미세먼지 때문에 화질이 좋지 않지만 2일 발사장 중심부(1)에 있던 조립건물이 6일 80~90m 동남쪽 원래 위치(2번)로 옮겨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제공: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지난 3월 2일과 6일 각각 촬영한 북한 동창리 발사장 위성사진. 미세먼지 때문에 화질이 좋지 않지만 2일 발사장 중심부(1)에 있던 조립건물이 6일 80~90m 동남쪽 원래 위치(2번)로 옮겨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제공: 플래닛 랩스(Planet Labs).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달 중순부터 복구 조짐을 보였던 동창리 서해 발사장 내 이동식 건물이 8개월 만에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7일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당국이 핵심 자재들을 그대로 보관했던 탓에 불과 2주 만에 원래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분석했다.

VOA는 프래닛 랩스(Planet Labs)의 6일자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조립건물이 동쪽으로 80~90m 이동해 해체되기 이전 위치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로켓 등 발사체를 수직으로 세워 발사대로 옮기는 역할을 하는 이 조립건물은 지난해 7월 이후 발사장 중심부에 위치해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부터 자재들이 옮겨지는 등 공사 움직임이 포착됐고, 이번 위성사진에서 이동이 불가능한 주 처리 건물 바로 옆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제임스 마틴스 비확산센터 데이비드 슈멀러 연구원은 6일 VOA에 “조립건물은 정상회담 이후가 아닌 회담 직전에 완성됐다”며 “지난달 18일에서 23일 사이 각종 재료들이 동창리 시설에 도착했으며 26일 위성사진에서 조립건물이 재조립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슈멀러 연구원은 “북한은 과거에도 폐기를 약속한 시설을 일부만 해체한 뒤 협상에 진전이 없을 때 압박 수단으로 활용해왔다”며 “따라서 이런 이유 때문에 동창리 시설도 일부만 해체됐고, 정상회담을 앞두고 압박을 가하기 위해 복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군사전문가이자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전체적인 복구가 매우 빨리 이뤄졌으며 또한 조립건물이 제자리로 돌아간 사실을 통해 건물의 이동에 필요한 선로 등이 한 번도 해체된 적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즉 북한은 해당 건물을 언제든지 제자리로 돌아가 재가동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았던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한센 연구원은 지금까지 공개된 위성사진에서 동창리 발사장 내 해체된 자제들이 가지런히 땅에 놓여있는 모습을 상기시키면서 “이는 언제든지 다시 조립할 것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며 “아마도 개별 번호가 매겨져 관리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런 방식의 해체는 빠른 시일 내 조립을 할 수 있게 하고 실제로 재조립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며 “따라서 북한은 (동창리 발사장의) 어떤 것도 해체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군사시설을 해체한 뒤 빠른 속도로 복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평양 인근 자동차 공장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하는 약 30m 높이의 구조물을 설치했다. 이 구조물의 완성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일이었다.

이후 이 시설은 지난해 3월 해체된 모습이 관측됐지만 한 달 뒤인 같은 해 4월 다시 건립됐다.

이 시설은 지난해 7월 다시 해체됐지만 한센 연구원은 북한이 이 시설을 언제든지 다시 지을 수 있도록 조립시설의 구조물을 어딘가에 보관해 놓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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