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3년여간 판매 감소...향후 중국 시장 전망도 어두워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실패, 동남아에서 회복할 수 있을지 관건

베이징현대 2공장 생산라인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의 3년여간 판매 부진 끝에 결국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실적 악화가 현대차에게 큰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최근 현대차는 동남아 등 신흥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어, 향후 신흥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6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다음달부터 베이징 1공장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중국 내 판매 저조로 공장 가동률이 50% 아래로 떨어진 베이징현대차는 베이징 1공장의 가동 중단에 앞서 1~3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2000여명을 구조조정했다. 

베이징현대의 가동률 부진과 과잉설비 문제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생산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심각해졌다. 현대차는 2002년 현지 합작법인 설립으로 중국에 진출한 이후 매년 급성장해 2013년에는 연간 생산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었고 2016년까지 100만대 이상을 유지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 여파로 2017년 생산판매량이 82만대로 급감했고, 지난해는 중국의 전반적 경기 둔화와 소비위축으로 79만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2월까지 누적 도매판매는 7만5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7% 급감하는 등 중국시장의 부진이 지속됐다. 업계에선 품질은 유럽·일본 자동차에 밀리고 가격은 중국차에 밀려 경쟁력이 약화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향후 중국 시장 전망도 부정적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이 역성장(-4.1%)했으며 올해도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 지속에 따라 0.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1월 보임 후 사실상 첫 쇄신 인사를 단행하면서 중국 사업 부문 임원 20여 명을 교체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글로벌 자동차업계 또한 구조조정을 가속함에 따라 현대차도 과잉설비를 해소하고 나머지 공장 가동률을 높여 원가경쟁력 키우기에 나선 것이다.

현대차는 중국에서의 부진이 이어지자 동남아 등 신흥시장을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27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현대차의 차별화와 과잉설비 해소를 강조하며 동시에 "동남아, 중남미, 동구, 중부 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기아차는 지난 1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州) 아난타푸르 현지 첫 공장에서 시험 생산하는 등 인도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이 공장의 생산 규모는 30만대로 하반기에 준공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미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연간 71만대 생산량을 확보하고 있어 기아차 공장이 완전히 가동되면 인도는 연 100만대 생산 거점이 된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 1월 베트남 타잉콩그룹과 합작한 베트남 공장을 증설해 연간 10만대 생산 체제를 갖추기로 하는 등 동남아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자카르타 근교 치카랑 지역에 연간 25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대다수의 동남아 국가들은 이미 일본차의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향후 경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일본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무려 98%에 달하며, 동남아 6개국을 더한 점유율은 80%를 상회하고 있다. 다만 인도의 경우 현지화 전략을 통해 지난해 현대차 판매량이 55만대, 시장 점유율은 16.3%에 달해 전망이 밝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