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26일 발표 IFRC보고서 인용 보도…北이 WHO에 알려
A형H1N1 의심 12만7천명중 8만2천명 감염, 어린이 3·어른 1 사망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내달 9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에서 발생한 신종 인플루엔자로 지난달부터 이때까지 8만2000여명에 이르는 사람이 감염됐고, 그 중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염자 10명 중 3명은 수도인 평양 주민이다.
29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국제적십자사(IFRC)는 지난 26일 발표한 '북한 A형 인플루엔자 발병'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 최근 A형 (H1N1) 신종독감으로 어린이 3명과 어른 1명을 포함해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정보 출처와 관련 IFRC는 지난 19일 북한 보건성 부상 (Vice minister of Public Health)이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사무소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지난해 12월1일~올해 1월16일 사이 12만7000여 건의 신종독감 의심 사례가 있었으며, 이 가운데 8만1640명이 A형 H1N1 신종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감염자는 17세 이상이 전체의 52.7%였고, 0~7세가 24.5%, 8∼16세는 22.8%였다. 보건성은 신종독감이 북한 전역에 퍼졌으며 이 중 29%는 평양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은 고위험군에 속한 주민과 보건관계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신종독감 백신과 치료제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를 WHO에 요청했으며, WHO는 지금까지 오셀타미비르 3만5000여 정을 지원해 현재 5000여 정이 도착했다고 한다.
또 신종독감 예방법 등 교육을 위해 WHO와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IFRC는 전했다.
북한 당국은 현재 추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특히 고위험군에 속한 주민과 보건 관계자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중국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독감의 유형 등을 분석해 이번 신종독감과의 연관성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IFRC는 밝혔다.
IFRC는 지난 24일 세계보건기구 관계자들과 관련 사항을 논의했으며, 유엔과 다른 국제 비정부기구들과도 정보를 공유했다. 25일에는 조선적십자사 관계자들과도 만나 발병 최소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또 재난구호긴급기금 27만 달러를 요청한 상태라며, 승인되면 신종독감 관련 예방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각국 정부는 신종독감 등 전염병이 발생하면 세계동물보건기구에 보고하도록 돼 있있지만, 북한 당국은 전날(28일)까지도 세계동물보건기구에 신종독감 발병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8일 '신형독감과 그 예방대책'이라는 제목으로 독감 예방을 당부하는 기사를 게재했지만, 신형독감에 따른 내부 피해 상황을 거론하지도 않았다.
한편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VOA 보도 내용에 관해 "관련 동향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면서 "북측 인원의 방남, 우리 측의 방북 등과 관련해 검역 등에 있어 더욱 철저히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