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택시 7만2천대 중 80대만 미터기 교체...미터기와 다르게 추가 요금 내야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인상된 첫날, 시내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미터기 교체를 하지 않아서다. 시민들은 택시기사가 택시요금이 올랐다며 미터기에 찍힌 요금 이상을 요구해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미터기 교체 작업 목표치는 80대에 그친다. 서울시엔 7만2000대 택시가 있지만 새 요금이 미터기에 반영된 택시가 거의 없는 셈이다.

택시 기본요금은 이날 새벽 4시부터 기존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됐다. 그러나 택시들이 미터기에 기본 요금이 3000원으로 표시된 채로 운행하자 시민들은 물론 택시 기사 입장에서도 곤욕스러울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는 이날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서울역까지 택시를 탄 강 모(34) 씨가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며 일화를 전했다. 강씨가 요금 1만7천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내렸는데 택시 기사가 경적을 울리며 다급히 불러세워 "오늘부터 택시요금이 올랐는데 미터기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2000원을 추가로 달라고 한 것이다.

택시 기사 A 씨는 "현재까지 받은 손님 5명은 다행히 잘 이해해주셨지만 차가 밀리는 오후에는 짜증을 내거나 추가 요금에 반발하는 손님이 있을까 봐 걱정"이라며 "저희로서는 손님에게 끝까지 설명해 드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일단 모든 택시에 새 요금 환산액을 적은 A4용지 크기의 '요금 변환표(조견표)'를 비치했다. 미터기에 기존 요금이 찍히면 기사가 변환표를 보고 새 요금과의 차액을 기기에 손으로 입력하면 승객이 결제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 초기인 데다 방법도 번거로워 기사와 승객 모두 당분간 불편이 예상된다.

지우선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교체 대상 택시의 주차 공간 문제 때문에 미터기 교체 작업은 평일인 18일부터 본격 시작된다"고 밝혔다. 지 과장은 "이달 28일까지 7만2천대를 모두 교체하고, 이 기간 승객에게 요금 인상 사실을 친절하게 안내하도록 기사분들을 다시 한번 교육하겠다"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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