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로고<br>
네이버 로고.

지난해 4월 민노총 지휘 하에 출범한 네이버 노동조합이 곧 쟁의에 나설 전망이다. 조합원들이 단체로 연차를 쓰고 봉사활동을 가는 형식이다.

이수운 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네이버 노조) 홍보국장은 7일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어내고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목소리를 내자는 취지로 ‘발랄한’ 쟁의행위를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해 4월 국내 IT업계 노조로는 처음으로 출범했다. 네이버 노조가 출범 이후, 다른 IT기업인 넥슨, 스마일게이트, 카카오 등에도 민노총이 손을 뻗쳤다. 네이버 노조는 사내 복지제도 확대, 사외이사와 감사 등 임원 추천권 등 124가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IT업계에 처음 출범한 네이버 노조가 내는 요구조건을 카카오 등 다른 IT업계 노조들도 따라가는 상황이다.

하지만 네이버 사측은 네이버 노조가 요구한 임원 추천권과 경영 결정에 대한 사전 설명 등으로 영업기밀 유출과 서비스 및 의사결정 차질을 우려해, 15차례의 단체교섭에서 노조 측 요구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가 중간 강도의 조정안을 냈다고도 한다. 그러나 정부 측 조정안 역시 ‘협정 근로자(파업에 참여할 수 없는 필수 인력)’를 지정하지 않은 것이었다. 사측은 “24시간 운영하는 인터넷 서비스인 만큼 협정근로자 지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사측이 요구조건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홍보국장은 “사측이 노조의 조정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재협상하면 굳이 파업할 이유는 없다”면서 “쟁의행위 이후 이용자들이 약간의 불편을 겪을 수 있다. 그(쟁의행위) 범위와 방식 등은 조합원들과 소통으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조만간 노조가 진행할 쟁의행위는 최대한 거부감이 적은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이번 쟁의는 지난달 28~31일간 네이버・NBP・컴파트너스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찬반투표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이 사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들은 전원 투표에 참여해 80%이상 찬성했다고 한다.

다만 네이버 노조는 파업 등 쟁의행위 중 일부 서비스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은 일부 수용하고 있어, 기존 민노총 등의 ‘투쟁’ 방식과는 다소 다른 쟁의행위를 행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 노조는 앞서도 직원들에게 풍선을 나눠주거나, 고구마(교섭상황 의미)와 사이다(노조 해결 의지 의미)를 나눠주는 등의 방식을 택했다.

인터넷 상에서는 서비스 이용 차질 가능성 우려와, 기존 네이버의 행보 등을 지적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네이버 사측이 드루킹 일당과 김경수 경남지사의 19대 대통령 선거 댓글조작은 방치하고, 실시간 검색어와 인기 기사 등을 조작하는 행보를 보여놓고, 이에 반성하는 모습은 없이 민노총과 합심해 ’밥그릇 챙기기’ 행보에 나선다는 것이다. 몇몇 네티즌은 관련 소식을 다룬 포털 뉴스에서 “네이버가 민노총이랑 붙더니 진짜로 네이X이 됐다“ “실검색어 조작하고 매크로 방치한 포털은 망해야지“ 등의 의견을 남겼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