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유엔 기밀보고서 인용해 "불법적인 선박거래 크게 늘려 안보리 결의안을 지속해서 위반"
"중동과 아프리카의 무장단체와 정부에 군사 장비 판매 시도"
"사이버공격 통해 금융기관·암호화폐거래소에서 불법적으로 자금 이체"

2차 미북(美北)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아직도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싱가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두 번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도 북한은 계속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도 지속해서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위원회 기밀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군사적 공격에 해당 능력이 파괴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북한 측의 (핵·미사일) 조립·보관·시험 장소를 분산시키기 위한 일관된 경향성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로이터는 "이달 말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런 유엔 대북제재위 보고서가 나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북한은 유류 및 석탄의 불법적인 선박거래를 크게 늘려 안보리 결의안을 지속해서 위반하고 있다"며 "이는 가장 최근의 유엔 제재를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06년부터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줄을 옥죄기 위해 북한의 석탄과 철, 납, 섬유, 해산물의 수출을 금하고 원유와 석유 제품의 수입을 제한해왔다. 

유엔은 대북 사치품 수출도 금지했지만, 지난해 10월 7일 평양에서 롤스로이스 리무진 한 대가 공공연하게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또 북한이 미국의 무기금수조치를 위반하고 중동과 아프리카의 무장단체와 정부에 군사 장비 판매를 시도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새로운 제재 회피 기술에 대해서도 언급, 북한이 5만7600배럴(약 570만 달러어치, 한화 약 64억원)이 넘는 불법 석유 제품을 거래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이버공격을 통해 금융기관과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불법적으로 자금을 이체시키는 방식으로 금융제재를 피하려는 경향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북한 문제와 관련해 자신이 이룬 성과를 강조하면서 취재진에게 "우리는 북한과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자신했지만, 정작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건 고사하고 유엔 안보리의 제재도 꾸준히 위반해 온 것이다.

317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와중에 지난 1일 안보리 제재위원회의 15개 회원국에 제출됐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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