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생산능력,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마이너스 증가율
자동차·반도체 부진에 작년 12월 광공업생산 전월대비 1.4% 감소
작년보다 21.1% 줄어든 기계투자…디스플레이산업 설비투자도 감소

현재와 미래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와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7개월 연속 동반하락했다.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7개월 연속 함께 하락한 것은 1971년 7월부터 1972년 2월까지 제1차 오일쇼크 당시 8개월 연속 동반하락한 뒤 약 47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오랫동안 경기가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8년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1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내려갔다. 경기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하락한 것은 작년 6월 이후 7개월 연속이다. 7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제1차 오일쇼크가 있었던 1971년 하반기부터 1972년 초까지 8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구제금융을 사용해야 했던 1997년 외환위기 전후(前後)나, 미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극심했던 2008년에도 7개월 연속 하락한 적은 없었다. 

외환위기 직전이었던 1997년 9월부터 1998년 2월까지 6개월 연속 경기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하락한 바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 그해 10월부터 2009년 1월까지 4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바 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경기동행·선행지수가 7개월 연속 동반하락한 것은 1970년대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경기동행·선행지수는 경기 상황을 반영하는 여러 경제 지표 변화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2016년 6월 제9차 개편 이후 경기선행지수는 재고순환지표, 소비자기대지수, 기계류내수출하지수, 건설수주액, 수출입물가비율, 구인구직비율, 코스피지수, 장단기금리차 8개 지표로 각각 구성되고 경기동행지수는 광공업생산지수, 서비스업생산지수, 건설기성액, 소매판매액지수, 내수출하지수, 수입액, 비농림어업 취업자수 7개 지표로 각각 구성된다.

작년 12월 자동차, 반도체 등 광공업 분야와 정보통신, 운수·창고 등 서비스업 분야에서 모두 생산이 줄어들면서 전산업생산지수(농림어업 제외)가 전월 대비 0.6% 하락했다.

자동차가 전월대비 5.9%, 반도체가 전월대비 4.5% 생산이 감소하면서 전체 광공업 생산은 전월에 비해 1.4% 감소했다. 완성차 수출 감소 및 관련 자동차부품 국내·외 수요 부진이 자동차 분야의 생산을 감소시킨 원인으로 통계청은 분석했고 반도체 생산 감소는 서버용 D램(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재고조정) 및 모바일용 메모리 수요의 감소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서비스업 생산은 작년 11월보다 12월에 0.3% 감소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공급 업체들의 영업실적이 감소한 것이 정보통신 분야에서 생산이 작년 12월 전월대비 4.6%나 감소하게 된 원인이었고 전반적인 경기침체 영향으로 육상운송업의 생산도 감소해 운수·창고 분야의 생산 역시 작년 12월 전월대비 2.3%나 줄었다.

설비투자 역시 작년 12월에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특수산업용 기계에 대한 투자는 작년 11월에 비해 2.4% 투자가 줄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설비투자 감소는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 등 특수산업용기계 수입 등이 줄어든 영향이다. 특수산업용 기계 등 각종 기계류에 대한 투자는 2017년 12월과 비교하면 21.1%나 감소했다.

이처럼 경제 전반이 침체의 늪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역량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인 제조업 생산능력지수가 지난해 통계작성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능력(2015년=100)은 지난해(잠정치) 102.8을 기록,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1년 이후 47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하락했다. 제조업 생산능력은 “사업체가 설비, 노동력, 사내 지정 조업 시간 및 일수, 설비 효율 등 주어진 조건하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생산량”을 뜻한다. ‘적정 생산능력’이라고도 불린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업이 해외에서 공장을 짓고, 국내에서는 설비를 증설하지 않으면서 제조업 생산능력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전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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