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연합뉴스)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연합뉴스)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이 2020년 말까지 자신이 지출하는 방위비를 총 1000억 달러(약 112조원) 늘릴 방침이라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압박해온 나토 방위비 증액이 현실화된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 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미국 측의 새로운 압박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제외한 나토 회원국들은 작년 3120억 달러(약 349조원) 정도의 방위비를 냈다. 이에 따라 2020년 말에는 전체적으로 4120억 달러(약 461조원)를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지난해 7월 나토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대로 회원국들이 방위비에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한 메시지를 줬고 이것이 회원국들의 동의를 끌어냈다”고 했다. 이어 “그가 (유럽 방위) 비용 분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토 사무총장이 방금 내 덕에 나토가 수년간 거부했던 회원국들로부터 전에 없이 훨씬 더 많은 돈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며 “이는 비용 분담이라고 불린다”고 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2014년 각국의 방위비 지출을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GDP) 2% 수준까지 늘린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를 달성했거나 근접한 국가는 2018년 현재 전체 29개 회원국 가운데 미국, 영국 등 8개국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7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다른 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을 “GDP 대비 4% 수준까지 늘리라”고 압박했다.

나토의 경우엔 각국의 국방비를 늘리는 것이고 한미가 협상을 벌이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대한 것이어서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미국이 나토의 사례를 제시하며 한국에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는 28일 강경화 외교장관과 정경두 국방장관을 만나 방위비 분담금 협상 관련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우리정부의 담당자들이 분담금 협상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작년 말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10억 달러(약 1조 1200억원)를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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