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새롭게 지명된’ 북측 카운터파트는 주 스페인 북한 대사 등을 지낸 김혁철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2일 위성 연결로 진행한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설 직후 문답에서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주 워싱턴 DC를 방문했을 때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새롭게 지명된 그의 (북한 측)협상 당사자(newly designated counterpart)를 만날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후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북한측 협상 당사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면서 언론매체들은 이번이 김영철과 함께 백악관에 직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대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김혁철 전 대사가 새로운 북한측 협상 당사자를 맡는 것은 북한이 2차 미북 정상회담 후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을 별개로 진행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함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미국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2차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관련) 2+2 회담을 시작하기로 합의하면 아마도 최선희가 북한 측 대표로 이 회담에 나올 것”이라며 “과거 제네바 북한 대표부에서 군축 업무를 담당했던 김혁철 전 대사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 측 대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김 전 대사의 과거 군축업무 경력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김혁철은 2014년 1월부터 스페인 주재 초대 대사로 활동하다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으로 인해 2017년 추방된 인물로 알려졌다. 또한 주제네바 북한대표부에서 근무하며 군축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06년부터 김혁철 전 대사를 주시해왔다는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캔 고스 선임국장은 24일 RFA에 “김 전 대사는 중국, 러시아, 리비아 등에서 근무해 온 전문 외교관으로 핵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그가 북한측 협상 대표라면 그것은 2차 미북정상회담 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각각 다룰 투 트랙 즉 두 개의 별도 협상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가능성으로 최선희 부상은 배후에서 협상 전략 등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고 실제 협상에는 김 전 대사가 나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